나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졸작을 쓸 권리가 있다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by 힐링튜터


p.33 나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졸작을 쓸 권리가 있다.


글쓰기 모임에서 '이 글은 피드백할 가치가 없는 글이다.'라는 말을 들은 적 있다. 물론 그렇게 피드백한 사람의 의도는 긍정적이었다. 매주 한 편의 글을 써서 내는데 적어도 초고가 아닌 퇴고의 글을 내자는 의도였다.


그 후 글을 제출할 때마다 더 잘 써야 한다는 부담이 생기기 시작했다. 또한 나에 대한 평가가 두려워 다른 글쓰기 모임에 가서 섣불리 '도서관에서 글쓰기 수업을 하고 있어요.'라고 스스로를 자신 있게 소개하지도 못했다.


그때 처음으로 나는 왜 글을 쓰는가에 대해 고민을 했다. 그전까지 퇴고를 거치지 않은 초고의 글이라도 부끄럽지 않았다. 물론 글을 잘 쓰는 타인의 글을 보면 부러웠고 나도 잘 쓰고 싶은 마음이 올라왔다. 하지만 그보다 나에게 더 중요한 것은 글을 쓰며 만나게 되는 나의 본성이었다. 나만 피해자고, 나만 억울하고, 나만 외로운 줄 알았는데 막상 글을 쓰고 나면 내 옆에 있던 타인의 마음이 보였다. 상황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었다. 삶에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양파껍질 벗겨내듯 한 꺼풀씩 벗겨져 나왔다.


타인에게 오물덩어리 같은 글이지만 이런 글은 밑바닥에 있는 나를 지탱해 주는 유일한 글이었다.


한 권의 책을 출간하는 과정에도 쓰레기 같은 초고에서 여러 번의 퇴고를 거쳐 하나의 책으로 완성된다.


그 어떤 글도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 그의 이야기와 그의 감정 그의 생각은 그의 것이니깐. 혹여 잘못되었다 하더라도 계속 쓰다 보면 언젠가는 스스로 알아차리게 된다. 계속 쓰다 보면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졸작을 쓸 권리가 있다.' 많은 이들이 에세이상점을 통해 남의 눈치 보지 말고 졸작을 쓰기를... 밑바닥에 있는 나를 지탱해 주는 글을 매일 쓰기를... 그렇게 나다운 삶을 살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나는 당신을 위한 단 한 명의 독자가 기꺼이 되어주리라.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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