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시간

밤의 마녀가 달에 떠오르면, 아기별들에게 지시를 내린다고 하지

아마도 외로운 이가 두 손모아 기도하면 그 마음 모두 담아 가져오라는 걸꺼야

인간의 마음은 갈대와 같아서 순간에 진심을 잡지 못하면 바로 변해버린다고 하더라

몰랐지? 달에 소원을 빌면 밤의 마녀도 함께 듣는다는 걸

모든 기도가 간절하지만, 너무 많은 마음을 담으면 어느새 밤의 마녀가 가로채간데

그래서 꼭 필요한 마음을 담아 한가지만 달에게 비는 거야

수도 없이 많은 마음들이 얼마나 우주에 떠다닐 지 상상도 할 수 없는거지

더군다나, 보름달이 뜨면 어떻겠어? 그날은 밤의 마녀들이 총 출동한데나봐

선택받지 못한 마음들이 밤의 마녀에게 수집되면 별이 되지 못한 행성들과 함께 녹여져 별똥별이 된데

그래서 결국 다시 지구로 되돌려 보내지는거지

끝을 모르는 우주에서 다시 되돌려 진다는 건, 그만큼 인간의 욕심이 많다는 반증일 거야

그러니 외로운 이여 기억해둬

간절한 기도는 밤의 마녀가 엿들을 수 없데

달의 언덕에 오른 마음이 어떻든, 당신이 두 손 모아 올린 기도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잊지마

깜깜한 밤의 주인은 달일 수도, 별일 수도, 밤의 마녀일 수도 있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