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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정 Oct 24. 2021

태양에 눈 감을 때

태양빛에 고개숙이던 너의 뒷모습

그리움에 눈뜨지 못한 나의 마음

서로 반대편에서 서로의 몸짓만 따라하는 우스운 광경

이토록 눈부신 아이러니라니

내 옆에서 웃으면 또 어떻고 네 곁에서 잠들면  어떤가

두려운 것은 시선인가 타인인가 마음인가

그 무엇에도 자유롭지 못한 나는 또 망설인다

너의 애매함에 나는 주저하고

너의 허탈함에 나는 또 웃는다

좁히지 못한 거리가 있는건지 처음부터 아닌건지

태양빛에 눈감고 달빛에 눈뜬다

너무나 밝은 빛에 제대로 볼 수 없고

너무나 어두운 밤이라 다시 볼 수 없다, 너와 나는.

이토록 눈먼 장난은 어떻게 끝내야 하는가


볼 수 있는 태양은 눈부시고

볼 수 없는 어둠은 칠흙같다

그저 보고 있는 내 마음은 막막하고

그저 바라보는 네 마음은 눈부시니

태양도 사라지고 어둠도 물러갈 때만 기다릴 뿐

고개숙인 네 모습이 가장 슬프다

태양이 떠올라 가장 눈부신 그 때, 나는 눈물이 난다

너를 볼 수 없는 내 눈이 서러워

나는 여전히 어느 새벽 중간에 머물러있다


네가 보고 싶다

네가 봐 주었으면 싶다

태양빛을 뚫고 어둠을 가로질렀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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