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행하는 시선 #19

"이세계에서 귀환한 용사들을 위해"

by 깨닫는마음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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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여


요동치는 중2병의 계절을 지나

날카로운 이고깽의 협곡 사이로

삭막한 깨시민의 사막을 건너


이것은 이제

현실로 귀환한 너의 이야기


어떤 때는 오른팔에 봉인된 흑염룡을 분주하게 날리며

어떤 때는 정의의 엑스칼리버를 검집에서 분주하게 빼내며

어떤 때는 검은 수트를 입고 가장 높은 전봇대 위에 분주하게 서서


늘 이세계에서의 치트능력을 뽐내느라

쉴새없던 너의 이야기


그런 네가 현실로 돌아와 얻은 것은

그 어떤 치트능력보다도 강한 치트능력


이 현실을 성공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너에게 내려진 가장 위대한 치트능력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수 있는 능력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다만

존재하기만 할 수 있는 능력


단지 존재하기만 하는 것으로

지금도 이세계에 살고 있는

분주한 그 모든 용사들을

단번에 고요하게 할 수 있는 능력


그러니 용사여


자 이제 일어서

지 말고

바로 앉으세요


앉을 수 있는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수 있는

당신의 무능력으로

그 모든 유능을 잠재워

이제 쉴 수 있게 하세요


당신은

외롭고

무섭고

불안했던


그래서

요동치고

날카롭고

삭막했던


그 모든 마음이

이제야 찾은 쉴 자리


이것은

마음을 구하기 위해

이 세계에서 귀환한

당신의 이야기


마음에 평화를 가져오는

마음의 용사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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