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외로운 이들이 모여
테이블 RPG를 한다
동무들과 어울려
게임을 한다
마법의 세계로
여행을 떠난다
든든한 게임마스터의
보호와 안내하에
그저 이것이 환상이다
착하고 외로운
아이들이
착하고 외로운
동산에서
석양이 저물어도
돌아갈 집이 없는 것처럼
착하고 외로운
모닥불도 밝힌다
도란도란
이야기는 끝이 없고
서로의 체온은
따스하기 그지 없다
집을 잃은
착하고 외로운 고아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것
그저 이것이 환상이다
그렇게 자신이
착하고 외로운 고아가 된
꿈을 꾸면서
감동으로 젖어간 베개를 베고
누워 있는 침대 옆에
언제 사람되어 똑바로 살지를
대단히 한심하단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바라보고 있는
엄마가 있는
바로 이것이 환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