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먹어도 깨달음 #13

"환상"

by 깨닫는마음씨


외로운 이들이 모여

테이블 RPG를 한다


동무들과 어울려

게임을 한다


마법의 세계로

여행을 떠난다


든든한 게임마스터의

보호와 안내하에


그저 이것이 환상이다


착하고 외로운

아이들이

착하고 외로운

동산에서


석양이 저물어도

돌아갈 집이 없는 것처럼

착하고 외로운

모닥불도 밝힌다


도란도란

이야기는 끝이 없고

서로의 체온은

따스하기 그지 없다


집을 잃은

착하고 외로운 고아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것


그저 이것이 환상이다


그렇게 자신이

착하고 외로운 고아가 된

꿈을 꾸면서

감동으로 젖어간 베개를 베고

누워 있는 침대 옆에


언제 사람되어 똑바로 살지를

대단히 한심하단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바라보고 있는

엄마가 있는


바로 이것이 환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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