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처음 타던 날

by 현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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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가 너무도 타고 싶었다. 타 본 적도 없는 자전거. 어머니와 고모부 손을 잡고 고모부 지인이 한다는 자전거포에 가서 성인용 자전거를 사서는 끌고 돌아왔다. 그때 나는 아마도 4학년. 처음 타는 자전거지만 바로 달렸다. 이것저것 조립된 재활용 자전거였지만 꽤 자랑스러웠다.


전문가인양 행세하다가 최근에는 경험이 쌓이다 보니 진짜 전문가가 된 것 같았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업신여김을 당한다. 직책도 이상하고 직급도 이상하다. 그렇지만


나는 업무가 너무 재밌다.


새벽에 일어나서도 일을 하고 자면서도 일을 하니까 정말 꿈속에서 카피를 듣고 받아 적는 지경에 이르렀다. 나를 믿는다는 압박, 잘 해라는 경고, 잘해보자는 권고... 도무지 이런 것은,


처음 자전거를 타던 날처럼 페달을 밟고 나간다. 당장 올라타지 못하는 성인용 자전거지만 한쪽 발을 들이밀고 속도가 붙으면 휙 하니 올라탄다. 그런 다음,


다른 세상으로 간다.


어떻게 일이 재미있는 지경에 이르렀는지 모르지만 확실히 나는 늦되는 경향이 있나 보다. 쉰이 넘어 드디어 두려움이 없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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