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의 역습
자영업 경영 환경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를 변화율, 즉 델타라고 정의한다면 현재의 자영업 생태계는 최악의 마이너스 값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환율 1,500원 시대가 무서운 진짜 이유는 단순히 물가가 오르기 때문만이 아닙니다. 그것이 불러오는 금융의 역습 때문입니다.
경제학적으로 고환율은 통화 가치의 하락을 의미하며, 이는 필연적으로 물가 안정을 위한 중앙은행의 고금리 기조를 강제합니다.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금리를 높게 유지해야 하는 상황은 자영업자 대출 1072조 2000억원 시대의 시한폭탄과도 같습니다.
현재 대한민국 자영업자의 상당수는 다중채무자입니다. 이들에게 고환율과 고금리의 결합은 치명적인 이중고로 작용합니다. 첫 번째 경로는 수익성의 악화입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원가가 상승하며 이익률이 급감합니다. 두 번째 경로는 비용의 폭증입니다.
환율을 잡기 위해 유지되는 고금리는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립니다. 수익은 줄어드는데 나갈 돈은 늘어나는, 전형적인 유동성 위기입니다. 국내 주요 경제연구소의 연구 보고서들은 한계 자영업자의 비중이 급격히 늘고 있음을 경고합니다.
폐업 공제금 지급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은 이를 뒷받침합니다. 하지만 더 안타까운 지점은 폐업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분들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폐업 시 일시에 상환해야 할 대출금 압박 때문에 적자를 보면서도 영업을 지속하는 좀비 경영 상태가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소상공인을 위해 금융 지원과 세제 혜택을 내놓고 있지만, 거시 경제적 파고를 개별 사업자가 온몸으로 막아내기엔 역부족입니다. 이제 고환율은 개인의 경영 능력을 넘어선 거시 경제적 재난의 영역으로 진입했습니다. 우리는 이 잔인한 이중주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막연한 희망보다 냉철한 진단입니다. 고금리 대출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다면 정부의 소상공인 대환 대출 프로그램이나 경영 개선 컨설팅을 반드시 확인해 보세요. 사장님의 사업장을 지킬 최소한의 안전망이 필요합니다.
창업‧상권전략 컨설턴트 권영산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