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 셰프가 몰락한 건 '입지'가 아니었다

성공 점포는 감이 아니라 과학이다

조용한 주택가 2층에 프리미엄 한식당을 연 박 셰프님. 오픈 초기 3개월은 지인들의 축하 화환과 방문으로 북적였지만, 이른바 '오픈발'이 끝나자 손님들의 발길은 거짓말처럼 뚝 끊겼습니다.

적자는 매달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결국 오픈 1년 만에 평생 모은 퇴직금과 노후 자금을 모두 탕진한 채 처참하게 폐업 신고서를 제출해야 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구석진 2층이라는 상권의 한계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얼어붙은 소비 심리 때문일까요?

수많은 점포개발과 창업 컨설팅 현장을 누벼온 제 분석에 따르면, 박 셰프님의 결정적 실패 원인은 외부의 불경기가 아니라 치명적인 '내부의 약점'에 있었습니다. 그는 호텔이라는 거대하고 정교한 시스템이 비바람을 막아주는 온실 속에만 있었지,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야생의 전쟁터에 나와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창업가에게 가장 필요한 두 가지, 바로 '지구력'과 '회복탄력성'에서 금세 바닥을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안젤라 더크워스(Angela Duckworth)는 그녀의 저서에서 성공의 핵심 비결을 재능이 아닌 '그릿(Grit, 끝까지 해내는 힘)'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창업 현장에서의 그릿, 즉 지구력이란 매일 반복되는 단조롭고 고된 노동을 묵묵히 견뎌내는 힘입니다. 호텔에서는 우아하게 창작 요리를 연구하고 주방 보조들에게 지시만 내리면 시스템이 굴러갔습니다.


하지만 개인 식당에서는 매일 아침 새벽시장에 나가 장을 보고 똑같은 파를 썰고, 산더미 같은 설거지를 하며, 무거운 음식물 쓰레기를 직접 치우는 뼈아픈 지루함을 버텨야 합니다. 최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실태조사에서도 자영업자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육체적 피로와 감정 노동'이 1순위로 꼽혔습니다.

박 셰프님은 이 '하찮아 보이는 노동'을 견디지 못했습니다. "내가 명장인데, 헤드 셰프 출신인데 이런 허드렛일까지 해야 해?"라는 거대한 자의식이 매일 그를 괴롭혔고, 결국 스스로 무너지고 만 것입니다.


창업은 환상이 아니라 뼛속까지 현실입니다. 화려한 타이틀을 잠시 내려놓고, 앞치마를 두른 채 묵묵히 바닥을 닦을 수 있는 용기. 그것이 진짜 사장님의 첫 번째 조건입니다. 거대한 자의식을 내려놓고 야생의 창업 시장에서 살아남을 '진짜 무기'를 찾고 계신가요?

37년간 수많은 창업가의 성패를 지켜본 융합서비스경영 전공 경영학박사 권영산이 여러분의 현명한 선택을 돕겠습니다. 막연한 두려움을 데이터와 과학으로 극복하고 싶다면, 오앤이컨설팅(OnE Consulting)과 함께 성공의 밑그림을 그려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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