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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 Sep 14. 2024

공수래공수거

이 다람쥐는 욕심을 내려놓는 중입니다

다들 공수래공수거라는 고사성어를 들어보셨나요?


법정 스님의 책을 좋아하는 저는

스님의 책을 읽으면서 이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되었어요.


빈 손으로 와서 빈 손으로 간다는 뜻을 가진 이 고사성어를

전 욕심을 버리는 연습을 할 때 많이 되뇌고는 한답니다.


이것도 가지고 싶고, 저것도 가지고 싶은

가지고 있는 것을 쉽사리 주거나 버리지 못하는

물질에 대한 욕심


모두가 나를 싫어하지 않고 좋아해 주기를 바라는

나에게만 집중해 주기를 바라는

어떤 상황에서든 한결같기만을 바라는

인간관계에 대한 욕심


조금만 더 잘했으면 좋겠는

키가 크고 날씬하면 좋겠는

다재다능하면 좋겠는

스스로에 대한 욕심


나 한 사람이 가진 하루치 욕심만 하더라도 수천 개는 넘을 것 같아요.


욕심은 또 다른 욕심을 불러오고

그렇게 내 마음속에 욕심들이 점차 쌓이다 보면

집착이라는 형태가 되어

서서히 나를 갉아먹기 시작해요.


이건 내 건데

넌 내 친군데

난 이러해야 하는데


집착이라는 아이는

내 마음속을 불안과 불만이라는 색으로 까맣게 물들여

[행복] [편안] [자유]라는 상태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죠.


그런데 공수래공수거의 뜻처럼

애초에 우리는 가진 것 없이 이 세상에 태어났고,

이 세상을 떠날 때에도 빈 손으로 가요.


어떻게든 두 손 가득히 가져가려고 해도

오직 남게 되는 건 나라는 사람의 영혼뿐일 거예요.


저는 이 세상을 떠날 때 오직 가지고 갈 수 있을 나의 영혼이

불만과 불행으로 가득한 새카만 형태가 되기보다는

행복과 자유의 밝은 빛을 가득 머금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저는 생각했어요.


모든 것의 시작인 이 [욕심]이라는 마음을

조금씩 조금씩 덜어내자고 말이죠.


욕심 버리기를 위한 작은 팁..


이건 원래부터 내 것이 아니었다.


라는 말을 떠올려 보세요.


내 돈으로 산 것일지라도

누군가에게 받은 것일지라도

그것을 사기 전까진 내 것이 아니었어요.


내가 아니었다면 다른 이의 수중에 들어갔겠죠.


지금 이렇게 내 손에 들어와 있지만

이 또한 앞으로 나의 긴 인생에 놓고 본다면

잠깐 스쳐 지나갈 존재라는 것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면

욕심을 버리는 게 조금은 수월해질 거예요.


인간관계 또한 마찬가지예요.


타인은 내가 될 수 없고

나는 타인이 될 수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나는 타인의 기대에 100% 부응할 수 없고

타인 또한 나의 기대에 100% 맞춰줄 수 없어요.


이것을 받아들이면

타인을 향한 불필요한 기대를 내려놓을 수 있고


더 나아가 관계에 대한 욕심에서도 벗어난다면

새삼 내가 왜 그렇게나 관계에 목을 매고 살았었나? 라며

인간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가지게 될 거예요.


제가 그렇거든요.


모든 관계들을 계속해서 이어가기 위해

한 사람이라도 날 좋게 봐주기를 바라는 욕심에

나라는 사람을 한참 낮추고 살았었어요.


또한

연락이 조금 뜸한 느낌이 든다 싶으면

혼자서 고민하고 걱정하기 바빴었죠.


하지만 욕심을 거두기 시작하자 모든 게 바뀌었어요.


불필요한 관계들은 다 정리해서

감정낭비, 시간낭비를 할 일도 없어졌고,


타향살이에서 생명줄만 같았던 연락에도

더 이상 크게 신경을 쓰지 않게 되었죠.


이렇게 관계에 대해 연연하지 않게 되면서

타인을 향했던 나의 시선이 나를 향하게 되었고

서서히 나 자신을 더욱더 아껴주게 되었어요.


관계에 대한 욕심을 버리기 시작했을 뿐인데

모든 관계의 족쇄로부터 풀려나는 듯한 자유가 느껴졌죠.



제가 가진 욕심 중 가장 포기하기 힘든 것이

스스로를 향한 욕심이에요.


나는 이것보다 더 잘해야 해.

난 지금보다 더 날씬해야 해.

아직도 이 정도밖에 못하는 거야?


자신에 대한 기대와 욕심은

더 나은 나를 위해선 필요한 요소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해서도 안 되는 것 같아요.


내 욕심에 모자란 나를 부정하기 시작하면

자신감과 자존감, 그리고 자기애가 낮아져

나의 가장 든든한 아군이 되어 주어야 할 나 자신이

나를 가장 미워하게 되거든요.


저는 특히 어릴 적부터 다이어트 강박이 있었어요.


그래서 원하는 체형이 아닌 나는 그저 부끄럽게만 생각했고

학생 때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한 결과로 폭식증까지 생겼었죠.


잠깐의 반짝이는 순간을 위해서

전 수많은 시간을 행복하지 않은 채로 지냈어요.


솔직히 말해서

현재까지도 이 강박증을 이겨내는 게 정말 힘들어요.


출국 당시의 몸매보다 통통해진 스스로가 꼴도 보기 싫을 때가 많고

이제는 식단조절을 해야겠다며 마음을 먹고는 하지만

얼마 가지 못해 폭식을 저지르고

회개하는 마음으로 헬스장에서 오랜 시간 땀을 흘리곤 하거든요.


하지만

앞서 물질적인 욕심과

인간관계에 대한 욕심을 잘 비워낸 것처럼


이젠 정말

스스로에  대한 욕심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어요.


날씬하지 않아도 괜찮다며

그저 건강하게만 살아가 보자며


지금 내게 주어진 현재의 내 모습에서

가장 행복한 추억들을 만들어 가고 싶어요.


거기에 성장을 위한 적당한 욕심을 더해준다면


보다 더 건강하게

보다 더 자유롭게

보다 더 행복하게


성장하는 내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공수래공수거.


빈 손으로 와서 빈 손으로 간다.


그러니 우린 무언가에 집착할 이유가 없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욕심의 바다와 같은 이 세상 속에서


불필요한 집착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면


우리는 더욱더 우리답게

우리 자신이 주체가 되어

우리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거예요.


조금씩 조금씩

불필요한 욕심을 내려놓는 연습,


저와 함께 해보지 않으실래요??


+독자 여러분들과 약속할게요


한국으로 귀국하기 전까지 앞으로 2달!


과하게 욕심내지 않고 “즐거운 다이어트”를 병행하여

독소로 가득 찬 현재의 몸 상태에서 벗어나

지금보다 더 건강한 모습이 되겠다고요!!


독자 여러분들껜 죄송하지만

앞으로 격주 연재로 바꾸겠습니다.


글의 질이 낮아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과

이 브런치북 이외에 따로 준비하고 싶은 글이 생겼기에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기 위해선 격주 연재가 좋을 것 같아요..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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