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새만금 갯벌에 '장승'을 세운 까닭

새만금 상시 해수유통을 위한 전북도민 서명운동본부 발대식열려

by 저어새

봄날이 너무 따듯하더니 기어코 일을 내고야 말았다.

아침부터 비가 오더니 행사 시작 전에는 바람 불고 굵은 비가 내련다. 새만금해수유통을 촉구하는 전북도민 서명운동본부 출범식이 열리는 날에 심술궂은 비가 왔다.


4월 20일 오후 1시 부안군 해창갯벌에서 서명운동 출범식이 열렸다. 약 1백여 명의 사람들이 출범식에 참가했다. 전북도민뿐만아니라 세종, 홍성, 서울, 경기 경상도에서도 출범식을 보러 사람들이 왔다. 식이 시작되기 전에 김밥, 파전이 준비되어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해창갯벌은 새만금방조제가 시작되는 부안군 하서면 백련리에 있다. 20년 전에 새만금사업을 반대하는 부안군민과 환경단체에서 장승을 깎아서 세웠다. 그해 한국환경운동 역사에 큰 자취를 남겼던 삼보일배가 있었다. 세 걸음 걷고 절 한 번하는 삼보일배를 하면서 부안해창갯벌에서 서울청와대 앞까지 갔다. 사대종단 성직자들의 몸을 갈아 넣는 고행의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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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여 년 동안 장승이 쓰러지면 다시 세우고 부서지면 다시 만들었다. 그래서 장승은 매년 새로운 장승이 세워지고 있다. 장승으로 유명해져서 지금은 해창갯벌을 장승벌이라고도 부른다.

해창갯벌에는 새만금갯벌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깍은 장승 30여개가 서있다. 예전에는 호주 마오리족이 만든 대형 배 모양의 장승도 있었으나 비바람에 사라졌다. 장승의 얼굴은 제각각이다. 무서운 얼굴, 익살스러운 얼굴, 인자한 얼굴을 한 장승은 새만금 갯벌을 지키는 수호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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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대식 몇 시간 전에 환경단체 회원들이 장승을 급히 만들었다. 이날 만든 장승의 이름은 새상해이다. 풀어쓰면 만금갯벌 해수시 유통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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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방조제 완공이후 새만금호의 수질이 악화되어 수질개선을 위해 4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 부었다고 한다. 그래도 수질개선이 되지 않자 2021년부터 새만금호에 바닷물을 하루에 두 번들이게 되었다. 하지만 새만금호의 바닥은 염분 성층화에 의해 산소가 없어 개흙이 썩어서 악취가 나고 어떤 생물도 살지 못하는 죽어있는 개흙이 되었다. 그래서 새만금갯벌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관리수위 -1.5미터를 폐지하여 방조제 밖의 수위와 같게 하고 해수를 상시 유통하라는 요구를 하는 것이다.


장승세우기.jpg 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 깍은 장승을 세우고 있다. 이 장승의 이름은 새상해이다.


수년 전부터 해수상시유통을 정부에 요청하였으나 정부는 수위를 높이면 매립계획이 달라져야 해서 곤란하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에 전북의 환경과 생명 단체들은 새만금해수상시유통을 촉구하는 전북도민 서명운동본부를 만들어 이날 발대식을 가진 것이다.


댄스2.jpg 넬켄라인(Nelken-Line)’ 프로젝트.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을 표현한 통합적이고 원천적인 터칭, 댄스를 통해 안무가 피나바우쉬의 좋은 움직임을 함께 나눈다
단체1.jpg 발대식에 참가한 사람들이 사진을 찍었다. 가운데 노란비옷을 입고 흰 수염이 난분들이 삼보일배를 하신 문규현신부와 문정현신부이다


공항말고.jpg 해창갯벌에는 4대종단에서 세운 컨테이너가 놓여있다. 컨테이너 앞에는 공항 말고 갯벌이라는 구호가 쓰인 현수막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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