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저것 해봐라” 라는 말이 나를 더 나를 더 지치게 할 때
무기력한가요?
요즘 만나게 되는 20-30대 청년들 중에서 이 말을 심심찮게 듣습니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데, 주변에서는 이렇게 말하죠.
“이것저것 많이 해 봐.”
“일단 부딪혀봐.”
"해 보고 나서 고민해도 늦지 않아."
"우리 때는 닥치는 대로 다 해봤는데..." (조금 나이가 있고 많은 것을 이뤄내신 선배님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건, 뭘 하느냐가 아니라 그 전에 무슨 질문을 품고 있느냐일지 모릅니다. 물론 경험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경험하려면 돈이 듭니다. 여행도, 취미도, 자기계발도. 학자금 대출 갚고, 월세 내고, 생활비 제하면 남는 게 없는데 "경험 많이 해봐"라니. 기가 찹니다.
경험하려면 시간이 듭니다. 하루 8-10시간 일하고, 출퇴근 2-3시간에, 주말엔 녹초가 되는데 언제 경험하라는 건지.
경험하려면 에너지가 듭니다. 이미 번아웃 상태인데 "더 많이 해봐"라는 말은 숨찬 사람에게 "조금만 더 뛰어보라"고 목을 조이는 것과 비슷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결국 이렇게 됩니다. 넷플릭스보다 잠들고, SNS 스크롤하다가 시간 가고, 주말엔 침대에서 일어나기도 버겁고. "뭐라도 해야 하는데…" 하는 압박감만 커지고, 실제로 하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10년, 20년 경력이 있는 중년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갑자기 이런 낯선 질문이 찾아옵니다.
“이게 내 인생의 의미인가?”
“고작 이것뿐인가?”
경력은 쌓이고 직급과 월급은 올랐지만, 어느새 의미는 사라지고 삶은 점점 무기력해집니다.
"그래도 먹고 살아야지."
"이제 와서 뭘 바꾸겠어?"
맞습니다. 이게 대부분의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 현실을 견디며 살아가는 데 필요한 건, 체념이 아니라 질문입니다.
Perplexity AI의 공동창업자이자 CEO 아라빈드 스리니바스(Aravind Srinivas)는 어릴 때부터 "답"보다 "질문"에 더 끌리는 아이였습니다. 학교 시험에서 정답을 맞히는 것보다, “왜 이런 방식으로밖에 물어보지 않을까?” “이걸 다른 식으로 이해하면 안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더 많았습니다.
어린 시절, 그의 일상은 이랬습니다. 백과사전과 책장을 헤집으며 "이게 전부일까?" 학교에서 선생님이 한 번 설명하고 넘어간 개념은 집에 와서 다시 찾아보고, "내가 진짜 이해한 게 맞나?" 확인을 합니다. 친구들이 "답 외우는 법" 을 공유할 때 그는 홀로 "왜 이런 답이 되는지" 궁금해했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서, 그의 안에는 하나의 집요한 질문이 자라났습니다. “왜 우리는 '질문하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채, 항상 '정답을 찾으라'는 압박만 받는 걸까?”
대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며 그의 질문은 조금씩 형태를 바꿉니다. "만약, 내가 궁금한 것을 그대로 물어볼 수 있고, 그에 대한 맥락 있는 답을 받을 수 있는 도구가 있다면, 우리의 생각하는 방식 자체가 바뀌지 않을까?"
이 질문이 쌓이고 쌓여 "검색을 넘어, 질문을 중심에 두는 도구를 만들자"는 비전이 되었고, 그 결과물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Perplexity AI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AI"나 "기술력" 보다 처음부터 끝까지 흐르는 하나의 축입니다. “내가 진짜로 알고 싶었던 건 무엇이었는가?” "왜, 기존 도구로는 그 질문에 제대로 접근할 수 없었는가?"
어린 시절의 호기심, 답답함, "이게 최선일까?"라는 작은 저항이 모여 창업자의 평생 질문이 되고, 그 질문이 지금의 제품과 회사로 번역된 것입니다.
아라빈드 스리니바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면의 호기심에 귀 기울여라. 가장 간절히 답을 찾고 싶은 질문은 무엇인가?"
우리는 보통 이렇게 묻습니다: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어떤 일이 저한테 맞을까요?"
"뭘 해야 성공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이 질문들은 너무 빨리 '행동 목록'으로 뛰어가 버립니다. To-do list가 생기고, 그걸 못 하면 또 자책하게 됩니다.
스탠퍼드 경력 개발 센터의 빌 버넷(Bill Burnett) 교수는 『Designing Your Life』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문제는 '올바른 선택'을 찾으려는 것이다. 선택이 아니라 질문이 먼저다. 당신이 정말 궁금한 게 뭔지 알아야 어떤 경험이 필요한지 보인다."
예를 들어볼까요?
질문 없는 경험은 보통 이런 사이클을 겪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요즘 바이브 코딩이며 이것저것 사이드 프로젝트가 유행이니까 나도 뭔가 해봐야겠어"라는 생각으로 바이브코딩 수업을 찾아 돈을 내고 등록합니다. 시작한 지 2주 만에 포기하고 "역시 난 안 돼"라는 자책과 함께 무기력은 더 깊어집니다. 왜 실패했을까요? 내가 왜 이걸 하는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유행을 따라갔을 뿐이고, 목표가 불분명했고 구체적인 어떤 문제 해결이 아니었습니다.
질문이 선행되면 경험은 체계적으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왜 나는 새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만 신나고, 유지는 힘들어할까?"라고 먼저 관찰합니다. 그러면 "뭔가를 완성하는 것보다 새로운 걸 배우는 순간의 쾌감에 끌리는구나"라는 자기 발견으로 이어집니다. 이 발견은 "그럼 장기 프로젝트보다 단기 학습 챌린지가 나한테 맞겠네"라는 경로 수정으로 연결됩니다. 행동도 바뀝니다. 3개월짜리 프로젝트를 2주 만에 포기하던 패턴에서, 1주일 미니 학습을 완료하고 다음 주제로 이동하는 패턴으로 전환됩니다.
결과는 분명합니다. 질문이 있는 경험은 쌓이고, 정체성을 형성하고, 자신감과 방향성을 만듭니다. 무기력은 "뭘 더 해야 하나"가 아니라 "왜 안 풀리는가"를 파헤칠 때 풀립니다. 세 가지 질문을 활용해 보세요.
첫째,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가? 표면적으로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야지"라고 말하지만, 진짜 이유를 파고들어야 합니다. 유행 따라잡기인가요? 뒤처질까 두려운 FOMO인가요? 추가 수입이 필요한가요? 아니면 빠르게 배우는 쾌감을 원하는 건가요? 본업에서의 탈출구를 찾는 건가요? 만약 진짜 이유가 "뒤처질까 봐"라면, 사이드 프로젝트는 해결책이 아닙니다.
둘째,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뭘 하고 있나? 패턴을 분석해 보세요. 큰 돈 내고 강의를 구매했다가 2주 만에 포기하고, 책을 10권 샀는데 1-2권도 안 읽었다면, 여기엔 공통점이 있습니다. 시작만 하고 끝맺음 없는 패턴입니다. "왜 매번 시작만 하고 끝내지 못할까?"라고 물어야 합니다. 목표가 너무 크고, 성취감을 느낄 틈이 없기 때문입니다. 대안은 MVP 방식입니다. 크고 애매한 목표 대신, 하루 15분 본업에서 발생하는 사소한 문제 1개를 해결하는 걸로 시작하세요. 3일 연속 성공하면 스스로 보상을 주세요. 작은 성취가 쌓이면 자신감이 회복됩니다.
셋째, 무엇이 방해하고, 어떻게 제거할까? 방해 요소를 파악해야 합니다. 하루 8시간 근무 후 추가 학습이 불가능한 에너지 소진인가요? "제대로 못하면 차라리 안 해"라는 완벽주의인가요? 주말에만 하려다 결국 못 하는 본업 병행의 어려움인가요? FOMO라면 "이번 주 내 업무 1%만 개선"이라는 목표로 축소하고, 완벽주의를 내려놓으세요. 시도 자체가 승리입니다. 추가 수입이 목표라면 "내 시간 대비 효율적인가?"라고 물어야 합니다. 사이드 프로젝트 대신 본업에 집중하는 것이 연봉 협상이나 이직 준비가 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에너지가 부족하다면 새로운 걸 추가하지 말고, 기존 것 중 뺄 것을 찾으세요. 에너지가 부족하다면 새로운 걸 추가하지 말고, 기존 것 중 뺄 것을 찾으세요. 넷플릭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볼 1시간을 학습 15분으로 전환하는 식입니다.
무기력 앞에서 한 번쯤 멈춰서서 이렇게 물어봐도 괜찮습니다. 어쩌면 솔직한 나를 대면하기 위한 용기, 그리고 시간이 걸려서라도 대답을 듣겠다는 경청하는 자세와 인내심이 필요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내 안에서, 정말 간절히 답을 알고 싶은 질문은 무엇일까?"
이건 거창한 게 아닙니다. 아주 작은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세요.
"왜 나는 월요일 아침 눈뜰 때마다 이렇게 마음이 무거울까?"
"왜 나만 다른 사람들처럼 열심히 못할까?"
"왜 내가 하는 일은 아무 의미도 없는 것처럼 느껴질까?"
"왜 나는 돈 버는 것과 의미 있는 일 사이에서 항상 갈등할까?"
이런 질문들, 절대로 무시하지 마세요. 여기서 시작합니다.
질문이 선명해지면, 어떤 경험이 필요한지도 보입니다. 질문이 있는 경험은 여러분만의 특별한 인생 서사를 만들어낼 단초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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