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인가 이상하다’, ‘예전과 다르다’, ‘요즘 들어 문제가 있는 것 같다’, ‘힘든 것 같다’, ‘잘 못하는 것 같다’ 등과 같은 말을 스스로 내뱉거나 주변인들로부터 듣고 있다면 슬럼프(slump)에 빠졌을 수도 있다.
슬럼프란 자신의 실력이 일시적으로 정체되거나 갑자기 성적이나 성과가 부진해지는 현상을 일컫는데 보통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job)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일적인 측면에서 발생하는 슬럼프는 주로 피로 누적, 심리적 압박, 집중력 부족, 변화에 대한 부적응, 인간관계에서의 갈등 등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슬럼프는 자신이 하고 있는 역할(role)에서도 발생한다. 이는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관과 상이한 행동을 하거나 상충되는 행동을 해야 하는 경우에 처했을 때 등이 해당되는데 심리학에서는 인지부조화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어떤 경우이든지간에 슬럼프에 빠지게 되면 무기력해지면서 자신이 처한 현실을 부정하는 반응을 보인다.
또한 하루라도 빨리 극복하기를 바라는 조급한 마음과 함께 자책이나 걱정, 외부에서 원인을 찾으려는 모습 역시 빠지지 않는 반응이다.
이와 같은 반응이 멈추지 않고 계속되는 경우에는 좌절하거나 스스로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슬럼프는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보인다. 그리고 슬럼프는 앞으로 잘 나아가고 있는 자신의 발목을 잡는 방해꾼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대게의 경우 슬럼프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점을 감안한 가운데 조금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면 긍정적인 신호로 보이기도 한다.
슬럼프를 개인에게 있어 긍정적인 신호라고 볼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아무나 슬럼프에 빠질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슬럼프를 경험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의 일과 역할에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의 분야에서 치열하게 노력하고 도전해온 사람에 국한된다.
그래서 슬럼프에 빠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실의에 빠질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동안 스스로 기울였던 노력과 투자한 시간에 대해 되돌아보고 자신이 슬럼프에 빠질 정도의 수준에 다다랐다는 점에 기뻐해봄직 하다.
슬럼프가 긍정적인 신호라고 볼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슬럼프를 극복하면 실력이 성장하고 성과가 향상된다는 점이다.
슬럼프에 빠지게 되면 평소보다 더 많은 고민과 시도를 해보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소위 말해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겪고 남다른 노하우도 쌓게 된다. 결국 슬럼프 기간에 노력한 것은 무의미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성장과 발전에 필요한 에너지가 된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밖에도 슬럼프는 개인에게 멈춤과 쉬어가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준다는 면에서 긍정적으로 바라 볼 필요가 있다.
이는 개인이 하고 있는 일과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 번아웃(Burnout)을 막아줄뿐더러 주변을 살펴보고 자신을 돌아보게끔 하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슬럼프에 대한 생각을 달리하면 슬럼프에 빠져 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슬럼프가 곧 개인의 성장을 위한 구름판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슬럼프 한 번 없는 삶은 무미건조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