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19,
HRD에 대한 소고(小考)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접어든 HRD를 위한 제언

by Dr Kim

“연기되었습니다.”, “취소되었습니다.”, “아직 결정된 바가 없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기업교육의 단면이다.


조직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반이라고 일컬어지는 인재개발 현장은 2019년 연말에 발생한 코로나19로 인해 그야말로 일시정지내지 저속으로 움직이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계획된 교육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것도 문제지만 HRD에서 오히려 더 크고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는 따로 있다.


그것은 HRD가 제기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학습대상자라고 할 수 있는 조직 내 구성원들이 이를 심각하게 체감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구성원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이나 요구 및 학습의지도 함께 낮아지고 있는 현상과 함께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된 후에도 HRD분야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현상이 크게 바뀌지 않거나 더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도 문제다. 한마디로 말하면 현 상황 속 여타의 분야와 마찬가지로 HRD 역시 위기에 직면했다고 볼 수 있다.


HRD분야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 중 하나는 수개월째 인재개발과 관련된 일련의 활동이 답보상태에 있지만 이로 인해 구성원들이 불편함을 겪거나 직무수행에 영향을 받는 정도가 미미하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또한 안타깝지만 위기 혹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HRD는 구성원들의 관심이나 실행 측면에서 우선순위 밖에 있기 때문이라는 점도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다.


위기를 극복하거나 탈출하는 방법 중 하나는 기본을 지키거나 기본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이는 경기가 없거나 슬럼프에 빠진 운동선수가 기초훈련을 하고 기본자세를 가다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렇다면 HRD에서 기본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를 말할 수 있겠지만 일단 수단에 가까운 것은 기본에서 조금 동떨어져 있다. 예를 들어 콘텐츠를 발굴하고 최적화된 교육 및 학습환경을 조성하고 좋은 강사를 섭외하는 활동 등은 필요하지만 이를 HRD의 기본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목적보다는 수단에 가깝기 때문이다. 기본은 목적과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HRD의 목적이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는 새로운 방법을 적용해보는 것이다. 새로운 방법은 당연하다고 믿어왔던 것에서 벗어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즉 상식이라고 명명되어진 내용이나 방법 등에서 벗어나 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그동안 HRD에서 당연하다고 생각되었던 내용들을 다시 한 번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교육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든지 좋은 콘텐츠를 개발하면 저절로 구성원들이 따라올 것이라든지 혹은 구성원들에게 전달되고 제공된 내용은 교육 후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현업에 적용할 것이라는 등과 같은 생각이다.


아울러 지금까지 가설 또는 기대로 접근했던 것들에 대해 검증해보고 이를 더욱 강화하거나 수정해보고자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오늘날 HRD가 접목하고 적용하고 있는 각종 이론과 프로세스 등이 이미 지난 세기에 등장했던 내용임을 감안하면 이제 이러한 내용들에 대해 다시 확인하고 검증하며 새로운 시도를 해 볼 시점이 되었다는 말은 결코 급진적이거나 현실과 괴리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물론 기본으로 돌아가고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보며 기존의 이론이나 프로세스를 검증해보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과거의 성공경험이나 주변의 시선 그리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 등이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그러나 늘 그렇듯 위기는 기회와 함께 온다. 생각은 하고 있었으나 막상 시도해볼 수 없었던 것들이 있다면 지금 이 시점이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포스트 코로나19시대의 HRD는 보다 도전적인 접근과 과감한 시도를 해 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시도 중 하나는 온라인에 기반한 HRD(on-line based HRD)다. 물론 온라인 형태의 HRD는 예전에도 있었다. 그렇지만 과거에 비해 진일보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이 결합되어 대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 포럼, 세미나뿐만 아니라 코칭, 멘토링 등과 같은 개별적인 솔루션도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에 발맞춰 콘텐츠나 방법 역시 다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이를 감안하면 기존의 틀이나 방식을 참조하되 이에 얽매이지 말고 결과를 생각하기보다 시도부터 먼저 해보는 일종의 토이 프로젝트(toy project)를 소규모 단위로 다양하게 전개해 볼 필요가 있다.


또 다른 시도로는 세포 단위의 학습조직(learning organization)을 구축해보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제 조직 구성원들은 Micro learning, MOOC, Meet-up 등과 같은 다양한 경로와 자원을 통해 직무 및 직책 수행에 요구되는 콘텐츠에 대한 개별적인 접근이 용이해졌다.


이는 콘텐츠에 대한 오너십(ownership)이 HRD조직에서 구성원 개인으로 변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조직과 개인의 요구에 부합된 콘텐츠를 중심으로 소규모 그룹의 자발적인 학습환경 구축과 활동이 가능해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실행공동체라고 일컬어지는 CoP(Community of Practice)가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발적이고 자생적인 학습공동체는 조직 내 지식공유와 학습전이는 물론, 현업의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HRD의 시야를 개인개발영역을 넘어 조직개발영역으로 넓혀야 하며 과정설계 및 개발자, 강사 등과 같은 전통적인 역할과 함께 큐레이터(curator), 학습촉진자(facilitator), 연결자(connector) 등과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른바 HRD가 학습 플랫폼이자 학습의 허브(hub)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자의에 의해서건 타의에 의해서건 혹은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그동안 하던 일이 멈춰진 경우 이를 다시 움직이게 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즉 다시 하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하거나 불편을 겪어야 다시 하게 된다. 새로운 개념을 설계하거나 방향 등이 제시되는 경우도 다시 움직일 수 있는 조건에 포함된다. 그런데 아직까지 HRD에 이와 관련된 강한 신호는 보내지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HRD에서 신호를 보낼 차례다. 조직의 경쟁력은 조직 구성원들의 축적된 역량에서 나오는데 조직 내 학습이 정체되거나 침체되는 상황에서는 창의, 혁신, 변화 등을 추구하기 어렵다는 점과 지식의 반감기는 짧아지고 새로운 지식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창출된다는 점 등은 HRD가 보낼 수 있는 신호의 일환이다.


이제 남은 것은 이러한 신호를 HRD가 새로운 접근과 방식으로 구현해보는 일이다. 이 과정에서 HRD는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도약에는 필연적으로 움츠림이나 물러섬의 동작이 따른다. 그러나 이는 반드시 도약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지금이 바로 HRD의 도약을 위한 시점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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