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요소와 구성 과정

감정 경험 과정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

감정은 어떠한 경험이 불러일으킨 신체적, 정신적 반응을 자신의 관점에서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다음은 현재까지 연구된 감정 경험의 과정을 요약한 것이다. 앞으로 설명할 구체적 감정들은 이러한 관점에 따라 이해할 수 있다.

내수용감각의 지각: 항상성과 예측오류

어떠한 경험은 그 의미에 따라 다른 내수용 감각을 만들어낸다. 내수용감각(interoception)이란 신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느낌을 뜻한다. 내수용감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우선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한 자율신경계의 작용이다.

항상성(homeostasis)은 심박수, 혈압, 호흡, 혈당, 소화 등을 항상 일정한 상태로 유지하려는 경향성으로,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로 이루어진 자율신경계가 이를 조절한다.

교감신경계가 작동하면 인간의 몸은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급격한 변화를 겪는데 이러한 느낌은 긴장되고 불쾌한 감각으로 지각된다. 부교감신경계가 작동하면 긴장되었던 신체가 이완되면서 항상성이 회복되는데 이때의 내수용감각은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느낌으로 지각된다.

또한 혈당을 조절하고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분비되는 호르몬이나 소화액의 억제와 분출 등도 나름의 체감각을 만드는데 이들도 내수용감각에 포함된다.

내수용감각에 영향을 미치는 또다른 요인은 신체 예산의 예측과 예측 오류다. 인간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일을 예측하고 어떤 일이 발생하면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인간의 뇌는 이러한 가설에 따라 신체 예산을 배분한다.

뇌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신체의 에너지 수요를 예측하고 배분해 뇌의 주인이 생명과 안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예측한 대로 일이 진행되면 미리 배분된 신체 예산이 적재적소에 사용되면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느낌이 들지만, 예측 오류, 즉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져 신체 예산의 사용에 문제가 생기면 불편하고 불쾌한 감각이 든다.

이러한 예측과 현재의 경험, 현재의 경험과 예측과의 차이(예측오류), 그로 인한 신체의 변화와 내수용감각이 감정의 핵심성분, 즉 정동(affect)이 된다.

경험의 재구성과 의미부여

경험에서 지각된 정동을 바탕으로 그것을 자신의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경험에 의미를 부여하는 인지적 과정에 의해 감정이 완성된다.

이는 Shachter의 2요인 이론이나 인지평가이론의 관점과 같다. 이러한 과정은 거시적으로는 환경과 문화에서 비롯된, 사회적으로 학습되고 공유된 개념과 방식을 따르며, 미시적으로는 개인의 성격과 습관, 그리고 주의수준의 영향을 받는다. 그렇게 재구성된 경험의 의미는 경험의 주체에게 다시 어떠한 감정으로 인식된다(2차적 감정).

감정에 따라서 이러한 2차적 재구성이 필요없을 만큼 이유와 의미가 명확한 감정이 있고, 시간을 들여 곱씹고 생각해야 의미가 드러나는 덜 명확한 감정이 있다. 전자를 심리학에서는 기본정서라 하며, 후자는 특정 문화에서 공유되는 감정 경험 및 해석의 방식을 따르거나, 개인의 주관적 해석이 중요한, 문화심리학의 주제다.

리사 펠드먼 배럿은 감정은 의미의 구성(meaning making)이라 단언한다. 감정은 문화와 사회 내에서 공유되고 개인들 사이에 합의된 지각적 세계 안에 존재한다. 따라서 감정은 특정 문화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문화 내에서 감정은 해당 문화의 언어로 표현되며 그 의미가 공유되고 사회적으로 소통된다. 이렇게 지각되고 표현된 감정은 경험의 방식이자 경험의 의미,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