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뼘

by 오강주

너는 키가 작지

또래보다 반뼘은 족히 모자라

처량한 몰골로 나타나

웅크리고 자니 불쌍해 보였어

조막만한 얼굴로 불만을 가지고

뭐라도 더 먹어보겠다고 울어대

너는 내 것을 뺏어가고

깨고, 부수고

네 것이 될 때까지 탐내

이제는 더 선을 그을 수 없을만큼

나는 너를 책임져야해

네 반뼘 작은 키까지도


부처님은 네가 누군지 아실까?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려주시면 안 되는 걸까?

어디서 왔는지는 알 수 없는 거겠지

전생을 알 수 없는 것처럼

어쩌면 넌 전생에

자식을 버리고 온 미혼모였을지도 모르지

어쩌면 넌 전생에

더운 나라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암흑같은 밤이었을지도 모르지

네 후생은 어떻게 될까

적어도 어디로 가고 싶은지 말해주면 안될까?


부처님이 기다리고 계셔

부처님이 뱀같은 똬리를 튼 연꽃봉우리를 들고

아침이 되기 전 만나자고 하셨어

아침이 되기 전 잠들자

기다리지 말고 먼저 눈을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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