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을 밀어낸 단단한 마음

by 기욤하우어



붉은 노을이 스며들던 늦은 저녁, 낡은 공방에서 작업하던 공예가 진호와 동생 수아는 밀려드는 주문 마감에 정신없이 손을 놀리고 있었다. 외딴 골목이라 평소엔 바람 소리조차 잔잔했지만, 그날은 이상하게 문밖에서 발걸음이 오래 머물렀다. 이어 문고리가 몇 차례 흔들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 강하게 밀어붙이는 둔탁한 충격음이 공방 안으로 파고들었다.


잠시 뒤, 철문이 벌컥 열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는 남자가 안으로 뛰어들어왔다. 손에는 굵은 쇠파이프가 들려 있었고, 눈빛은 어딘가 멍하고 흔들렸다. 그는 생활비가 필요하다며 돈을 내놓으라고 고함쳤고, 작업대 쪽으로 비틀거리며 다가왔다. 진호가 손짓으로 달래려는 순간, 남자는 돌연 수아의 팔을 거칠게 낚아채 끌어당겼다.


수아의 짧은 비명이 공방을 찢은 순간, 진호의 머릿속은 잠시 비어버린 듯했다. 하지만 몸은 생각보다 빨랐다. 그는 본능적으로 작업장 구석에 놓여 있던 나무 막대를 움켜쥐고 남자 앞으로 달려갔다. 남자가 쇠파이프를 들며 위협하자, 진호는 반사적으로 나무 막대를 힘껏 휘둘렀다. 그에게는 힘을 조절할 여유도, 고민할 시간도 없었다. 지금 필요한 건 오직 동생을 지키는 일이었다.


나무 막대는 남자의 손목을 정확히 때렸고, 쇠파이프는 바닥에 요란하게 부딪혀 굴러갔다. 남자가 중심을 잃고 쓰러지려는 찰나, 진호와 수아는 동시에 그의 팔을 붙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눌렀다. 두 사람은 헐떡이는 숨을 간신히 고르며 경찰에 신고했다.


공방 전등 아래로 느리게 흘러내리는 피 한 줄기만이 유일한 흔적처럼 남아 있었다. 남자의 턱에서 난 상처였다. 더 이상의 저항은 없었고, 두 사람도 더 이상 힘을 쓸 필요가 없었다. 상황은 그렇게 끝났다.


잠시 후 도착한 경찰은 현장을 살핀 뒤, 제압 과정에서 발생한 상해는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침입자가 실제로 폭력을 행사했고, 생명과 신체에 대한 위협이 명확했으며, 방어 행위가 과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남성은 곧 구속되어 조사를 받게 되었고, 진호와 수아는 입건되지 않았다.


그날 두 사람은 깨달았다.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는 때로 맞서 싸울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 용기는 누구를 해치기 위한 힘이 아니라 끝까지 보호하기 위한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바깥에서 스치는 바람 소리가 문을 흔들 때마다 그 깨달음은 잔향처럼 오래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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