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을 소비하는 부유함

by 기욤하우어











비싼 차 운전석, 일등석 기내식 사진과 함께 “지긋지긋한 가난”이라는 말이 붙는다. 화면은 반짝이지만, 그 장면을 보는 사람의 마음은 차갑게 식는다. 돈이 많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으면서, 가난한 척하는 모습은 웃기기보다 불편하다. 그 말은 실제로 가난을 견디는 사람들의 현실을 가볍게 훔쳐 쓴다.


삼각김밥 하나를 살지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다. 난방비가 걱정돼 옷을 더 껴입고 밤을 버티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그런 현실은 무시한 채, 부유함을 드러내며 가난을 농담처럼 쓰는 모습은 너무 쉽게 선을 넘는다. 잠깐의 재미를 위해, 누군가의 삶을 배경처럼 쓰는 셈이다.


가난은 장식이 아니다. 누구에게는 하루하루를 버티게 하는 무게다. 그 무게를 알면서도 웃음거리로 만드는 방식은 멋있지도, 똑똑하지도 않다. 우리는 그런 장면에 공감할 필요가 없다. 서로의 삶이 얼마나 버거운지 한 번 더 생각하는 태도, 지금 우리에게 더 필요한 것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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