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에 냥콩이라는 고양이가 한 마리 살았어요.
냥콩이는 늘 궁금했어요. 고양이를 키워주는 '뇽이'는
아침 8시에 집을 나선 후 왜 저녁 7시가 돼서야 돌아오는지 말이에요.
'어디로 가는 건지'
'어떤 일을 하는지'
냥콩이의 눈이 노란빛으로 밝게 반짝였어요.
"오늘은 뇽이를 따라가 봐야겠다옹. 기다려! 냥콩이가 간다!"
냥콩이는 꼬리를 세우고, 뇽이를 따라 길 모퉁이를 돌아갔어요.
그런데 길 모퉁이를 도는 순간, 냥콩이는 깜짝 놀랐어요.
방금 전까지 눈앞에 있던 뇽이도 골목도 순식간에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반짝이는 물빛 길이 펼쳐져 있었어요.
"여기가 어디지?"
냥콩이가 한 걸을 내딛을 때마다 발자국이 별빛모양으로 반짝였어요.
"뇽이를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그러자 어디선가 아련한 목소리가 들여왔어요.
"달그림자를 따라가야 해"
"달그림자! 그럼 이제 뇽이를 찾을 수 있지 몰라옹!"
냥콩이는 통통한 발로 한 걸음, 한 걸음
용기 있게 나아갔어요.
달빛 물빛 길을 걷고 있던 냥콩이는
점점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어요.
그리고 이내 땅에 발이 닿지 않는 것 같았어요.
그 순간, 반짝이는 별들이 하나둘씩 내려와
냥콩이를 감싸 안으며 속삭였어요.
"꿈이라옹"
그때, 현관문이 열리며
뇽이의 다정한 목소리가 들여왔어요.
"냥콩아~ 나왔어!"
냥콩이는 천천히 눈을 떴어요.
저녁 달빛이 창문을 타고 들어와 냥콩이의 코끝을 간질였어요.
'뇽이는 분명 내가 모르는 세계에서 반짝이며 일을 하고 있는 거야...'
그렇게 생각하자 냥콩이의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그리고 그날밤
냥콩이는 뇽이 옆에서 포근하게 몸을 말고 다시 깊은 꿈을 꾸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