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두르지 않는다. 그러나 결코 멈추지 않는다.”
-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
내게는 내 아들보다 오래된 친구 1명이 있다.
바로, 내가 지금 쓰고 있는 휴대폰이다.
요즘 시대엔 보통 2년, 길어야 3~4년이면 휴대폰을 바꾸지만 나는 지금까지 쓰고 있으니 벌써 8년이다.
특별히 잔고장도 없고, 기본적인 전화, 문자나 SNS, 유튜브 시청도 무난하게 돌아갔다.
다만, 휴대폰이 워낙 오래되다 보니 업데이트가 되지 않는 앱이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에 최신 버전에서만 작동되는 앱은 어쩔 수 없이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운영체제 또한 업데이트가 되지 않아 보안성 유지에 한계가 있어 조만간 휴대폰을 교체할 예정이다.
이 휴대폰엔 많은 것들이 담겨있다.
그중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아들의 어린 시절이 담긴 사진이다.
아들이 태어나기 전 아내의 만삭 사진부터 세상에 나온 직후 조리원에서의 모습이 있다.
생후 50일, 100일, 돌이 지나가면서 남겼던 아들의 모습은 그때가 아니면 볼 수 없는 소중한 순간이다.
가족 간의 여행, 아들의 노는 모습과 어린이집, 유치원에서의 추억 등 아들의 역사와 함께했던 휴대폰!
나는 이 휴대폰을 보며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오랫동안 사용한 것이 대단한 걸까, 아니면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둔한 걸까!
나는 휴대폰뿐만 아니라 다른 물건들 또한 오래 쓰는 편이다.
그래서 물건을 오래 쓰기 위해 더 좋은 물건을 고르려고 노력한다.
물건 고르는 것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도 끊임없이 변화하기보다는 우직하게 밀어붙이는데 익숙하다.
변화가 적다 보니 속도는 늦더라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트렌드에 민감하지 못해 남들보다 시대에 한 템포씩 늦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변화를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새로운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변하는 것은 마치 새로운 적이 생긴다는 이상한 개념에 사로잡혀 무조건 거부하려는 경향도 있다.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하려는 나!
과연 무조건 옳거나 그르다고 할 수 있을까?
변화를 두려워하지만 변화를 받아들이는 순간 누구보다 묵직하게 밀고 나갈 수 있다.
시간이 많이 걸릴 뿐 나는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 이 오래된 휴대폰처럼 나 자신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빠르지 않아도 쉽게 고장 나지 않았고, 유행을 좇지 않아도 내 자리를 지켜왔다.
변화 앞에서 주춤거렸지만, 한 번 마음먹으면 끝까지 품고 갔다.
이제는 늦게 가는 것도 하나의 방식이라는 걸 안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나도, 묵묵히 버텨온 나도 모두 나이며 그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괜찮다.
오늘도 소중한 추억을 담게 해줘서 고맙다!
인생에 감성을 더하다~!
감성부산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