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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즈 Mar 31. 2021

새벽 기상에도 '선순환'이 있다면?

〈2021년 1분기〉 자기 관리 보고서


시작하기에 앞서..

새벽 기상은 목표가 아닌 수단입니다. 주체적으로 성장하고, 개인의 욕망을 자유롭게 실현할 수 있는 시간을 이른 새벽에 마련하고자 해요.

이전 글이 이해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이전 글]
늦은  새벽 vs 이른 아침 새벽










 이 글은 건강한 성장을 위한 <2021년 1분기> 기록이다.


수많은 외부 요인으로 인해 흔들리는 일상 속에서 단단한 뿌리를 내리고, 내 발로 올곧게 서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기도 하다.


새벽 기상이라는 실험은 과연 성공적이었을까? 글쎄.. 결과부터 빠르게 공개하자면 그야말로 대.실.패였다.




1분기 목표&결과



 따라서 이 글은 1분기 새벽 기상이 실패한 이유를 분석하고, 어떤 방식으로 수정하여 다음 2분기 계획에 대한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중간 보고서쯤 되려나.


늦은 밤을 즐기는 올빼미 인간이 이른 아침형 인간으로 어떻게 재탄생하는지, 과연 재탄생이 가능한 부분인지 차차 기록으로 남겨보겠다.








1분기 목표?



 1분기 목표는 나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생활 패턴을 바꾸는 건 스위치 누르듯 한 큐에 가능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가장 먼저 나의 현재 상태를 점검하기로 했다.



상태를 점검할 때는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할까? 바로 객관성이라고 생각한다. 무의식적인 습관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먼저, 아래의 ①번을 통해 나의 하루를 객관적으로 분석해보겠다. 하루 일과 시간을 기록하여 일상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어떤 습관을 새로 만들고 싶은지, 그러려면 기존의 어떤 행동을 수정해야 하는지.. 등을 알아보자.



① 현재 상태 파악하기

      ⇒ 목표 기상 시간 설정함

② 새로운 습관 들이기

      ⇒ 특정 행동 "반복→습관→루틴→자동화"

③ 새벽 기상 목적은 뚜렷하게

      ⇒ 구체적인 To Do List



① 현재 상태 파악하기









<1단계>
기록하기 = 알아차리기



 

 과연 나는 어떤 생활 패턴으로 한 달을 보냈을까? 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간단한 표를 만들어 하루 일과를 기록해보았다. 표는 크게 <저녁 루틴>과 <아침 루틴> 두 가지로 분류했다.



 우선 <저녁 루틴>은 필수로 기록했다. 일찍 일어나려면 일찍 잠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아침 루틴>을 기록하여 다음 날 새벽 몇 시에 일어났는지, 새롭게 만들고 싶은 행동을 반복했는지 확인했다.



 새벽 기상을 실천한 지 보름이 지났을 즈음 아침과 저녁 루틴을 방해하는 원인 두 가지를 발견하게 되었고, 추가로 <금지> 항목도 만들었다.




새벽 기상 : 기상시간, 수면시간


저녁 루틴 : 저녁 식사 시간, 침대 누운 시간, 취침시간

아침 루틴 : 양치, 물 마시기, 스트레칭 → 내 방 출근


다시 눕기 : 눈 뜨고 일어나서 다시 눕기 금지

소파 앉기 : 저녁 먹고 소파 앉기 금지










<2단계>
파악하기 = 들여다보기


 


 한 달간 아침과 저녁 루틴을 기록하고 나니 몇 가지 특징이 눈에 띄었다. 늦게 잠들면 늦게 일어나고, 일찍 잠들면 일찍 일어날 확률이 높다는 것.



늦게 잠드는 이유는 저녁 식사 이후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만지며 하릴없이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고, 늦게 일어나는 이유는 알람 소리를 듣고 눈을 떴지만 다시 누워 잠을 청했기 때문이다.



엥.. 너무 뻔한 이유인가? 아니면 너무나 당연한 결과인가? 나는 이 뻔한 결과가 내 몸에 뿌리 박힌 습관이고,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이란 걸, 마침내 가슴으로 인정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 무의식적인 습관을 뿌리 뽑고 새벽 기상을 성공시키고자, <우선순위 세 가지>를 정했다.



 첫 째는 일찍 잠들기, 둘 째는 저녁 시간 잘 보내기, 마지막으로 셋 째는 새벽 기상의 분명한 목표 세우기다. 그리고 간단한 장치(금지 사항)를 더해 의식적으로 매 순간을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왔다.



대단한 마인드셋을 갖추지 않아도 된다. 자 그럼, 아주 간단하지만 근본적인 방법으로 새벽 기상을 방해하는 원인부터 찾아볼까?








<3단계>
분석하기 = 문제 원인 찾기




(1) 일찍 잠들기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위해서는 무조건, 무조건, 무조건!! 일찍 잠들어야 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이 사실을 나는 아주 간과해버렸다. 밤 12시, 새벽 1시에 잠들면서 다음 날 5시에 일어나길 바랐던 거다. 4~5시간 밖에 잘 수 없다는 사실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1-1) 수면 시간 알기



 물론 4~5시간이 자신에게 충분한 수면 시간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기록을 통해서 나는 최소 6~7시간은 자야 개운한 사람이란 걸 알게 됐다. 만약 특별한 일이 생겨서 하루 이틀쯤은 평소보다 덜 자게 되더라도, 부족한 잠은 꼭 보충해주어야 생산적인 일을 할 때 정신이 명료하고 집중과 몰입이 가능하다는 걸 깨달았다.



 즉, 나의 평균 수면 시간을 아는 것. 얼마나 자고 일어나야 내 몸이 개운하고 피로가 풀리는지, 또는 언제 숙면이 필요한지를 스스로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2) 핵심은? 저녁에 있더라!



 그래, 새벽에 일어나기 위해서는 이른 취침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일찍 잠들 수 있을까? 내가 느낀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①저녁 식사는 최대한 가볍게 하고 ②침대에 일찍 누워 ③핸드폰을 멀리하는 것이다.



 올빼미 시절을 돌아보자. 퇴근 후 저녁 7~8시쯤 식사하는 일이 허다했고, 밤 12시가 가까워오면 배가 출출하고 입이 심심해서 기름진 야식을 달고 살았다. 과자, 빵 같은 밀가루 음식은 물론이거니와 배달 음식도 즐겨 먹었다. 자연스럽게 속이 더부룩한 상태 그대로 뻗었고, 핸드폰을 만지며 시간을 보내다가 스르륵 잠이 들었다.



 나는 가장 먼저 이 악습관의 고리를 끊기 위해 <저녁 루틴>을 만들었다. 퇴근하면 최대한 바로 저녁 식사를 하고, 씻고, 남은 업무를 간단히 마친 뒤, 곧장 침대에 눕는 일을 반복했다. 늦어도 9~10시에는 침대로 향했다.



 하지만 바로 잠들 리가 있나..!! 묵직하게 먹은 저녁 식단이 자꾸 발목을 잡았다. 속은 여전히 더부룩했고 몸이 불편하니 아무리 눈을 감고 있어도 잠이 오지 않았다.





(2-1) 가벼운 저녁 식사? 기분 좋은 선순환!


미니 송이버섯 구이/ 샐러드 겉절이/ 두부/ 토마토

 


 자연스럽게 저녁 식단을 고민하게 됐다. 배고픔은 달래주면서 소화가 빠르고 가벼운 음식이 뭐가 있을까? 나의 경우에는 채소 요리가 좋은 대안이 되었다. 한식 양념을 사용해서 야채를 조리하되 쌀밥과 고기는 최대한 먹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내가 중독된 건 속을 더부룩하게 만드는 건 기름 지고 무거운 식단이었으니까.



비건 너겟/ 두부/ 볶은 김치/ 그린빈 + 팽이버섯 간장 볶음



 채소에 한식 양념을 입힌 건 매우 효과적이었다. 포만감은 물론 소화까지 잘 되었다. 다음날 아침까지 몸이 가벼웠고 속이 편안하니 침대에서 일어나는 과정이 한결 수월해졌다. 개운한 기분으로 고요한 새벽을 맞이했고, 목표한 일도 하나씩 시도할 수 있었다.



 이처럼 저녁 시간을 잘 보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이번 기록을 통해 경험할 수 있었다. 물론, 나의 경우에는 이른 취침을 위해서 저녁 식단을 조절하는 게 잘 맞았을 뿐이다. 운동을 하거나 책을 읽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어떤 루틴이든 몸이 쉽게 잠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보는 건 어떨까?



 톱니바퀴처럼 하루가 자연스럽게 굴러가고 다음날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 어쩌면 이 선순환 고리의 시작점은 저녁 루틴에 있을지도 모른다.





(3) 분명한 목표 세우기



 자신만의 방식으로 저녁 시간을 잘 보냈다면, 다음 단계는 새벽에 할 일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새벽 기상의 궁극적인 목적이랄까. 지금까지 이야기한 일찍 잠들기, 저녁 루틴 만들기는 이를 위해 달려가는 과정에 불과하다.


 초반에 나는 기상 시간만 정하고 할 일은 그날그날 새벽에 일어나서 생각하곤 했다. 안 그래도 정신이 멍한 새벽에 '뭐부터 시작하지?'라고 멍 때리며 시간을 흘려보냈다. 애써 마련한 귀한 시간을 고민만 하다 날려버렸다.





 이대로 날려버릴 수는 없었다. 새벽에 할 일을 하루 전 날 저녁에 최대한 구체적으로 적어보았다. 대략적인 목표 시간도 함께 적었다. 다행히도 어느 순간부터 알람 소리를 듣고 눈을 뜨면, 전 날 저녁에 적어둔 할 일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새벽 시간은 정말 간절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몸을 일으켰고 목표한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목표한 일을 모두 달성했을까? 아니다. 예를 들어 초반에는 영어 인강을 듣고 번역 공부를 했지만, 이후에는 글쓰기와 영어 쉐도잉 하는 방식으로 할 일을 수정하기도 했다. 조금 더 집중하고 효과를 낼 수 있는 일로 선택지를 좁혀나가며 내게 맞는 새벽 활동을 여전히 찾아 나가는 중이다.








<4단계>
1분기 느낀 점 & 2분기 개선점




- 1분기 느낀 점


 지난 기록을 글로 표현하고 나니 '이렇게까지 내 행동을 추적해야 해?'라는 생각도 든다. 사실 1월 한 달만 바짝 기록했을 뿐 2~3월은 손을 놓은 적도 많다. 나의 모든 행동을 기록하면서 분석하다 보니 정말 토할 것 같아서, 서울 근교로 도피한 적도 있다. 옥죄어오는 일상과 기록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웃기게도.. 기록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국어사전은 <혁명>이라는 단어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이전의 관습이나 제도, 방식 따위를 단번에 깨뜨리고 질적으로 새로운 것을 급격하게 세우는 일."



 새벽 기상은 더 이상 단순히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행위가 아니었다. 내가 알아챌 틈도 없이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던 습관을 마침내, 마침내, 알아차리는 일. 기존 올빼미 시절에 누리던 삶의 패턴과 방식을 깨뜨리고 송두리째 뜯어고치는 '삶의 혁명' 같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 2분기 개선점


 요즘은 오전 5~6시쯤 기상하고 있다. 피곤한 날이면 늦은 아침까지 푹 자고 일어나기도 한다. 특별히 일찍 잠들려고 애쓰지 않고 자연스러운 취침과 기상을 반복하는 중이다. 기록을 위한 기록은 의미가 없다. 새벽 기상의 본질로 돌아가고 싶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나는  새벽 기상을 목표했을까? 주체적으로 성장하고, 개인의 욕망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서른이 되기까지는 올빼미 생활을 지속했으니 이제는 삶의 패턴을 바꾸어 새로운 시간을 살고 싶다는 욕망도 한몫했다. 단지 그 시간이 이른 새벽일뿐이다.



 다가오는 4~6월 새벽에는 영어 공부를 할 계획이다. 쉐도잉을 통해 영어 회화 실력을 다지고, 보다 전문적인 영어를 번역하며 최근 내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 식사 문화에 대한 관점을 다양하게 확장시키고 싶다. 뿐만 아니라, 아침과 저녁에는 꾸준히 식단을 관리하며 속을 편안히 유지하는데 집중하고, 자연스럽게 개운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도록 몸의 변화에 귀 기울이고 싶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도 괜찮다. 주체적으로 이른 아침에 눈을 뜨고 하루를 이끌어간다는 기분은 하루의 시작에 꽤나 씩씩함을 더해주었으니까. 실제로 모든 과정이 오후까지 순탄하게 흘러가곤 했으며,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여유롭고 너그러운 마음을 덤으로 얻기도 했다.



 그러니 이번에는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법을 익혀보자. 몸과 마음이 자연스러운 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보자.




3월의 마지막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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