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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우 Jul 28. 2018

사막에 오아시스가 있다면 몽골 초원속엔 쳉헤르가 있다

쳉헤르 예찬 : 초원의 중심에서 온천을 외치다

 대부분의 여행기가 그렇듯이 글로 보는 몽골 여행은 아주 재밌어 보이지만 사실 몽골은 불편함이 많은 곳이다. 음식, 날씨, 화장실이 그렇고 긴 시간을 차 안에 갇혀 이동하는 것도 고역이다. 그저 몽골에 왔으니 감수하는 것일 뿐 순간순간의 불편함은 계속 따라다닌다. 하지만 그러한 현실조차 잊게 만든 오아시스가 있었으니.. 바로 쳉헤르다.

쳉헤르로 가던 길. 몽골 초원에서 이런 물줄기를 만나는 건 흔치 않다.

 쳉헤르는 온천이다. 그것도 야외 온천, 즉 노천탕이다. 쳉헤르는 거의 몽골 영토 한가운데에 위치해있다. 그래서 고비에 가는 사람들이 여행 막바지에 들리고 홉스골에 가는 사람들은 중간에 들리는 그런 곳이다.

  우선 몽골에 강도 호수도 아닌 온천이라는 게 참 신비롭다. 온천은 왠지 수려한 산을 끼고 있는 일본의 작은 마을이나 각종 수식어가 잔뜩 붙은 호텔 스파쯤은 찾아가야 만날 수 있을 것 같은데, 대초원 한복판에 온천이라니. 실제로 쳉헤르는 어디 산속 마을이 아닌 초원 한가운데 덩그러니 놓여있다. 게다가 초원 뷰가 보이는 노천탕이어서 정말 대자연 속에서 온천을 즐기는 느낌이 난다.

쳉헤르 들어가는 입구


 사람들이 말하길 쳉헤르는 고비 사막 모래더미에서 구르고 구르다 갈 때 진정한 행복이 찾아온다고들 했다. 아쉽게도 우리는 아직 그렇게까지 거지꼴은 아니었고 고비 사막을 거쳐오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쳉헤르는 참 반가웠고 아늑했다. 


 쳉헤르는 기본적으로 리조트 형태로 돼있다. 울타리가 쳐져있고 안에는 게르가 줄지어 늘어서있다. 게르 하나하나가 모두 숙박동인 셈. 그리고 그 끝에 온천이 있다. 온천의 규모는 작다. 전부 노천탕인데 온도가 다른 탕이 5개 정도 있는 정도. 남녀 혼탕이고 수영복을 입는다. 입구에 여느 수영장처럼 작은 샤워실이 있는데 시설이 깔끔하고 좋았다. 몽골에서 이렇게 물이 콸콸 잘 나오는 곳은 내가 가본 곳 중엔 쳉헤르가 유일했다. 무엇보다 매력적이었던 것은 온천 이용 횟수에 제한이 없다는 것이었다. 쳉헤르에서 숙박하는 사람은 원한다면 하루에도 몇 번씩 온천을 이용할 수 있다. (물론 이용 시간은 정해져 있다. 너무 늦은 심야 시간대는 이용 불가).


 실제로 우리 일행은 가자마자 다 같이 입수, 해가 진 뒤에 별을 보며 또 한 번.. 하려 했지만 너무 춥고 피곤해서 실패. 대신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 각자 알아서 온천을 했다. 그야말로 힐링이었고 잊지 못할 장소였다.


사실 우리 말고도 사람들이 참 많았는데 사진을 찍기엔 아무래도 온천이었다
약간 캐리비안 베이 느낌이 나기도

 개인적으로 온천을 잘 못하는 편이다. 뜨거운 것에 약하다. 쳉헤르의 온천물은 아주 뜨거운 곳도 적당히 뜨거운 곳도 있어 나같은 온천 허접도 들어가기 좋았다. 사실 전반적인 분위기는 온천이라기보단 작은 야외 수영장 느낌. 만난지 채 3일밖에 안되어 이제 막 친해지던 우리 일행은 이곳에서 많은 걸 내려놓고 하나가 될 수 있었다.사진으로 담진 못했지만 낮시간엔 우리 외에도 사람이 꽤 많았다. 대표적인 관광코스여서 그런지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온천을 즐기고 있었고 며칠간 잘 만나지 못했던 다른 한국인 여행자들도 여기서는 여러 번 마주쳤다. 

온천 바깥에 마련된 썬텐 베드. 소소하면서도 기가 막힌 위치 선정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온천 지역 전체가 국가의 소유고 국가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부대 시절 면에서는 좀 소박한 편? 특별히 치장을 하거나 손을 대기보단 있는 그대로 둠으로서 자연과의 어우러짐을 생각한 것 같기도 했다. 그덕인지 주변 경관이 정말 예쁘다. 몽골 특유의 파란 초원은 사실 다른 곳에서도 볼 수 있지만 쳉헤르에서 봤던 초원이 가장 아름다웠다. 온천 말고는 딱히 할 게 없지만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그런 곳이었다.  



어딘가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윈도우 배경화면 ;;
왼편에 연기 올라오는 곳이 수원지. 우거진 숲안에는 뭐가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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