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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유럽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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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OLA Jul 31. 2023

VERONA

여름휴가의 출발지

 이상 고온으로 온 유럽이 열병을 앓고 있다. 이탈리아 남부, 스페인은 물론이고 그리스까지 폭염으로 산불 피해와 관광지 폐쇄가 연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여름 뜨겁지만 아름다웠던 아크로 폴리스도 정오부터 5시까지 낮시간에는 관광을 금지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작년에는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라는 생각과 한 해, 한 해 더 심각해져 간다는 느낌에 마음이 아팠다. 아마도 이대로라면 종전에 즐기던 유럽의 여름은 누리기 어려울 것 같다. 이미 마음속으로는 유럽 여름 휴양지는 이제 여름에는 피해야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다행인지 이미 오래전부터 이번 여름휴가는 이태리 북부 돌로미티로 정했다. 베로나로 들어가서 베니스로 나오기.

 아이들 학기를 마치고 바로 잡은 휴가 기간은 히드로 공항 파업도 피했다. 이태리 북부의 날씨가 매우 변덕스럽고 여름 날씨에도 불구하고 춥다는 얘기를 들었다. 날씨앱도 물론 매일 비소식을 알려줘서 더위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다. 전 일정 돌로미티 하이킹을 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모두 다 트레킹 슈즈를 준비했고 아이들은 평상시는 불편해서 트레킹 슈즈를 신을 수 없다는 통에 운동화도 챙겼으나 남편과 나는 짐을 좀 줄이자는 이유도 있고 (사실은그냥 귀찮아서) 트레킹 슈즈로 전 일정을 버티기로 하고 떠났다. 도착한 베로나는 36도 해가 반짝하여 기분은 좋았으나 트레킹화가 너무 불편하고 더웠다. 호텔에 짐을 풀고 결국엔 남편과 나는 새로 운동화와 가벼운 옷을 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쇼핑! 이런 큰 그림 그린 거냐는 딸의 말에 할 말이 없었다. “딸아, 미리 계획한 건 아니란다. 너도 알다시피 너무 더웠잖니…”  ^^;;;

 베로나 아레나(Arena di Verona)에서는 오페라, 콘서트, 발레등 공연이 진행되는데 오후 9시경부터 시작된다. 너무 늦은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는데 와서 보니 9시까지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는다. 9시에 해가 져야 어느 정도 온도가 내려가기 때문에 땡볕에 배우나 관객이나 공연이나 관람이 완전 불가능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혹시라도 저녁에 소리라도 들을 수 있는 행운이 있을까 했는데 우리가 머무는 동안 아예 공연이 없어서 조용하게 잘 잤다. ㅎㅎ


에르베 광장과 시뇨리 광장 사이의 아치에 뭔가가 달려있다. 고래 갈비뼈라고 한다. 이 아치 사이로 한번도 거짓말을 한적이 없는 사람이 지나가면 고래뼈가 천천히 내려온다고 한다. ㅋ

 그래도 여행은 날씨가 7할이다. 아니 8할이다. 해가 나야 거리도 예쁘고 사진도 잘 나오고 다니기도 편하고 좋다! 물론 폭염은 열외다. 음료수가 당기는 날이었지만 스타벅스에서 시원한 음료 마시고 쇼핑하기에는 딱 좋은 날씨! 사람이 너무 바글거리는 줄리엣의 집은 살짝 보기만 하고 패스~ 소설 속의 주인공의 집을 실제 집처럼 홍보하는 게 좀 이상하다며 사람이 너무 많으니 그냥 지나가자던 아이들… I agree!

 에르베 광장(Piazza delle Erbe)과 시뇨리 광장(Piazza dei Signori)을 향해 골목 산책. 람베르티의 탑(Torre dei Lamberti)이 있는 허브광장이라는 뜻의 에르베 광장에는 상시 마켓이 열려 구경거리가 많다. 과일 등 먹거리와 작은 소품부터 옷까지… 가볍게 쇼핑을 하고 한낮의 땡볕을 살짝 피하기 위해 호텔로 향했다. 해가 기울어지면 다시 나오기로 하고…

 


 

  저녁은 베로나의 퓨전(?) 한식당 Nosh에서 버블티까지 먹고 카스텔 베키오 다리(Ponte di Castel Vecchio)부터 피에트라 다리(Ponte Pietra)까지 산책하기. 베로나에서 만난 한식당 Nosh. 반가운 마음에 버블티까지 시켜서 맛있게 먹었다. 완벽한 한식이라 할 순 없지만 젊은이들의 입맛에 잘 맞춘 맛이랄까? 암튼 맛있게 잘 먹었다. 이탈리아 식당에는 에어컨이 없거나 매우 약냉방을 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남편은 너무너무 힘들어했다. 여름에는 점점 영국을 떠나기 어려울 듯…

Porta dei Borsari:1세기 로마 시대때 완공된 베로나의 출입문(세금을 징수하는 곳으로 쓰였다고 한다)/벽돌과 대리석으로 지어진 Ponte di CastelVecchio



 2차 세계 대전 때 무너졌던 피에트라 다리(Ponte Pietra). 마을 사람들이 무너진 다리의 조각들을 주워서 보관하고 있었고 전후 복구할 때 그 조각들로 다리를 다시 만들었다고 한다. 저녁 먹고 소화시키기 딱 좋은 산책코스. 해가 넘어가니 이제야 기온이 조금 내려가는 듯…



 드디어 돌로미티로 출발!!! 영국에서 온 지 하루밖에 안돼서 이 뜨거운 햇살을 두고 떠나기가 너무 아쉽지만… 새로 산 운동화 신고 돌로미티로 출발~~!! ^^

11. 7.2023~


기록 : 31. 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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