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와 소마이 신지
삼각형 하면 떠오르는 두 장면이 있다.
하나는 무라카미하루키의 단편 『치즈케이크 모양을 한 나의 가난(チーズケーキのような形をした僕の貧乏)』의 배경인 삼각형 모양의 땅. 다른 하나는 소마이 신지 감독의 영화 『이사(お引越し)』에 나오는 삼각형 식탁이다.
두 작품 속의 ‘삼각형’은 모양은 같지만 품고 있는 온도가 다르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삼각형은, 철로 사이에 끼인 조각 케이크 모양의 집터다.
자투리땅이라 집세는 저렴했지만, 열차 소음과 진동으로 대화가 끊기는 고생을 감수해야 하는 모습은 생활과 대화가 단절된 가난한 삶의 단면을 보여준다. 하지만 문장 속에 느껴지는 젊음과 햇살, 고양이와 함께한 나날은 그 공간을 따뜻하게 전환시키며, 날카로운 모양 속에서도 부드러운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이중적인 의미의 삼각형이다.
반면 소마이 신지의 영화 속 삼각형 식탁은 관객의 방향으로 날이 서 있어, 가까이 다가가면 찔릴 것 같은 긴장감을 준다. 둥글거나 사각인 식탁이 주는 안정감 대신, 이 뾰족한 모양은 가족 관계의 균열과 긴장을 드러내며, 식사 장면에서 서로를 외면하는 시선과 말 없는 공기를 더욱 날카롭게 만들고 이후의 벌어질 감정의 분열을 나타내고 있다.
같은 삼각형이지만, 하나는 불편함 속에서도 빛을 품고, 다른 하나는 평범한 공간마저 경계와 단절로 바꾼다.
모양은 같아도, 그 안에 담기는 이야기는 이렇게나 다르다.
이는 우리 삶에서 보이는 것과 느끼는 것 사이의 간극을 보여준다.
삼각형이 두 작품에 다르게 작용하는 것처럼, 우리가 겪는 상황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태도에 따라 달라진다.
결국, 이 두 삼각형은 삶에서 가난과 갈등, 사랑과 화해가 교차하는 지점을 상기시키며, 어떻게든 그 속에서 의미를 찾아나가야 함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내가 가지는 삼각형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두 작품 속 삼각형을 마주하며, 지금 나의 삶과 관계 속에서 이 모양이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지 곱씹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