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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Jul 25. 2020

담백한 주역 <14.화천대유괘火天大有卦>-상구

하늘의 뜻에 따르라. 하늘이 반드시 도울 것이다. 



上九 自天祐之 吉无不利

象曰 大有上吉 自天祐也

상구 자천우지 길무불리

상왈 대유상길 자천우야


-하늘이 도우니 길할 뿐 이롭지 않음이 없을 것이다.

-대유의 상구가 길한 것은 하늘이 돕기 때문이다.



상구는 실위하고 실중한 자리입니다. 4괘 산수몽괘山水蒙卦 상구를 설명하면서 <<주역>>에서 상효는 대부분 좋은 의미를 갖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 대목을 그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외괘의 가운데 자리를 벗어나 있어 기본적으로 실중한 상태요, 극極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극에 달하면 변하게 되지요. 변화는 곧 이전의 흐름이 새로운 것으로 전환되는 사태事態이며, 그 사태는 불안정성을 낳기 마련입니다.'


대산 선생님은 "...대유괘는 태양과 같이 밝은 기운이 하늘 위에 있는 상이기에 좋은 의미로 표현되고 있습니다"라고 화천대유괘의 상구가 좋은 의미를 갖는 까닭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상구가 동하면 외괘는 진괘震卦가 됩니다. <설괘전> 11장에 진괘에 대해 '其究 爲健爲蕃鮮 기구 위건위번선'이라고 했습니다. '깊이 연구해 보면, 굳센 것이 되고 번성하며 빛나는 것이 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종합하면 상구는 하늘 위에 태양이 빛나는 상인 화천대유괘의 밝음이 가장 지대한 자리로서 좋은 의미가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이로움만 있을 뿐 이롭지 않음이 없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이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입니다. 


<계사전>에는 '자천우지 길무불리'에 대해 소개한 대목이 세 곳 있습니다. <<주역>> 괘 형성의 기본 원리에 대해 설명한 <계사전 상> 2장의 내용은 제외하고 나머지 두 곳의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계사전 상> 12장에 '易曰 自天祐之 吉无不利 子曰 祐者助也 天之所助者順也 人之所助者信也 履信思乎順 又以尚賢也 是以 自天祐之 吉无不利也 역왈 자천우지 길무불리 자왈 우자조야 천지소조자순야 인지소조자신야 이신사호순 우이상현야 시이 자천우지 길무불리야'라고 했습니다. '<<주역>>에 말했다. '하늘이 도우니 길할 뿐 이롭지 않음이 없을 것이다.' 공자가 말했다. 우祐란 돕는 것이다. 하늘이 돕는 이유는 순응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돕는 이유는 신의가 있기 때문이다. 신의를 실천하면서 순응에 대해 생각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어진 사람을 숭상해야 한다. 그러면 하늘이 도우니 길할 뿐 이롭지 않음이 없을 것이다'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현賢은 육오를 말합니다. 상구가 하늘의 뜻에 따라 사람들간의 신의를 지킴은 물론 리더에게 조언하는 상임 고문과 같은 위치에 있을지라도 결코 자신을 높이지 않고 리더를 더욱 존중하는 것입니다.


<계사전 하> 2장에 '易 窮則変 変則通 通則久 是以 自天祐之 吉无不利 역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 시이 자천우지 길무불리'라고 했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유명한 구절입니다. '역은 극에 이르면 변화하게 되고, 변화하면 통하게 되며, 통하면 오래가게 된다. 이와 같이 하면 하늘이 도우니 길할 뿐 이롭지 않음이 없다'라는 뜻입니다. 이 구절 바로 앞에 신농씨부터 황제씨, 요순에 이르는 변화와 통함에 대해 얘기하고 있기 때문에 시이是以를 '이와 같이 하면(역의 도리와 같이 하면)'으로 해석하면 자연스럽습니다. 


상구가 동하면 지괘는 34괘 뇌천대장괘雷天大壯卦가 됩니다. 정도에 대해 말하는 뇌천대장괘의 괘사는 '利貞이정, 바르게 하면 이로울 것이다'입니다. 날마다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가지면서 수양에 힘쓰고 힘 닿는 한 선행을 쌓으려고 노력하면 언젠가 화천대유괘의 상구와 같은 시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선행의 참뜻만 이해할 수 있다면 우리는 날마다 공덕을 쌓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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