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먼지론
여행을 하다 보면 여러가지 감회가 들 때가 있는데, 그 감회는 늘 ‘우주의 먼지론’으로부터 시작된다. 이 작은 지구의 구석구석마다, 대수롭지 않은 일상이 팽배하다. 예술가만 숨 쉴 것 같은 도시부터 시골 어촌마을에도, 소와 양이 뛰어노는 대자연의 시골마을에도, 포크레인 기사, 약사, 아동복판매원, 청소부, 플라스틱공장 인부, 자동문 수리기사, 접착제 연구원, 유리세공인이 살고 있었다. 이 모든 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
여행은 이렇듯, 지구 반대편 사람은 평생을 눈치챌 수 없는 것을 온 몸으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삶이 온 지구 구석구석 가득하다는 것을 체감 시킨다. 소수의 셀러브리티들을 제외한 평범한 사람들은 온 우주가 절대 알아줄 수 없는 비극을 견디고, 고통을 참아내고, 열정을 쏟아내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 시간을 알아주는 아주 소수의 인간들을 열렬히 사랑하며 생애를 살아낸다. 이 얼마나 위대한 먼지들인가. 그래서 나는 이 위대한 먼지들이 켜켜이 쌓인 문화를 존경해 마지 않으며, 또 다시 미생의 먼지로 돌아갈 힘을 얻는 것이 여행을 하는 이유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