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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로라 Sep 14. 2023

그녀와 나는 첫 단추부터 달랐다.

노력만이 답인 것인가.

회사라는 테두리 안에 있을 때는 잘 몰랐다.


생각해 보면 중, 고, 대학1학년시절까지 사회에서 정해놓은 테두리 안에 다 비슷한 목표, 비슷한 교육, 비슷한 생활등을 하다 자유의 맛을 보기도 전에 회사라는 곳에 속하게 됐다.


당시에는 학생신분을 떠나 일단은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만 생각했기에 생각할 겨를도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 직장인이 자연스러워졌을 즈음 난 성인으로서 자유롭게 내 삶을 선택하며 살고 있다, 심지어 똑똑하게 처신하고 있다고 생각했던것 같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아침 9시 등교를 출근으로 바꾸고 3~4시 하교를 7시 퇴근으로 바꿨을 뿐 나는 하루에 많은 시간을 또 어딘가에 속해서 누군가가 정해준 목표를 이루려 보조의 삶을 살고 있었을 뿐이였는데 말이다.


물론 나의 시간을 월급이라는 댓가로 받긴 했지만......


A라는 회사에 속하게 되면 A의 대표가 원하는 테두리 안에서 여러 사람이 움직인다. 소규모일수록 더 좁은 테두리 안에 갖혀 사고하고 행동한다. 그안에서 요령피우지 않고 전보다 좀 더 나은 결과물을 내는 사람은 쉽게 능력을 인정받는다. 그게 돈이든 직책이든, 그냥 흘러가는 칭찬한마디든.


그 테두리 안에서 나는 내 단점을 노력으로 채웠다.


모르는건 자비를 들여서라도 배워서 결과물을 내려고 했고, 못하는건 어떻게든 노력해서 잘하도록 만들었다. 내가 지금 하는 업무 이외의 것에도 관심을 돌려 어떻게든 회사가 좀 더 이윤을 남길 수 없을지 고민했다. 회사안에서든 밖에서든.


글을 쓰면서 단점은 노력을 통해 많이 바꾸려고 했던게 기억나는데 장점은 어떻게 했는지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았다. 장점이라.... 장점을 더 키우면서 사는게 잘 사는거라고 알고 있었는데 어떤 장점을 어떻게 키워봤더라?


아무리 생각해봐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회사를 나와 온라인 쇼핑몰을 하려는데 생각보다 잘 안됐다. 그것에 흠뻑빠져서 꾸준히 판매를 해야 하는데 일단 하고 싶지 않았다.


그나마 온라인 강의를 신청했으니 강사들이 알려주는데로 움직였다. 관련 서류준비, 상품등록, 몰 셋팅, 프로그램 활용 몇십명의 수강생 무리중에 속도나 퀄리티면에서 남들보다 뒤지는건 없었다. 이미 그들보다 비슷한 관련 경험이 많았고, 할때는 열심히 하는 편이라 교육의 이해, 진행속도도 상위권이였다.


그런데도 매출로 봤을땐 그리고 강의해주는 강사의 초창기와 비교했을 때 너무 달랐다. 매출 속도가 더뎠다.


대체 뭘까. 왜 차이가 나는 걸까.


하나, 둘, 다른 셀링방법을 배우다 보니 그제야 보였다. 그들과 나의 다른 점.


중국 구매대행 강의 3일 차였나.

젊은 여자 강사분이 강의하는 중에 이런 예시를 들어줬다.


"제가 처음에 블로그로 유입을 시켰던 적이 있었어요.  블로그에 유입을 많이 시키고 싶은데 어떤 글을 쓰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제가 조금 할 줄 아는 파워포인트는 어떨까 해서 네이버 검색창에 파워포인트를 검색했어요. 그리고 연관검색어에 파워포인트 디자인이 같이 뜨는 걸 봤는데 관련 포스팅은 거의 없길래 그것에 관련된 글을 썼더니 유입수가 갑자기 늘더라고요."


자신의 에피소드를 별거 아닌 일상처럼 이야기하는 그 젊은 친구를 보면서 내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누군가는 강의로 만들어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누군가는 그 강의를 돈 주고 사서 배우는 블로그 유입 관련 내용을 몇분만에 아무렇게 않게 바로 생각해내는 사람.


굳이 오랜 시간 고민하지 않아도 숨쉬는 것처럼 쉽게 해내는 사람.

내가 따라하고 싶어도 쉽게 따라할 수 없는 그런 센스.


그런 그녀는 셀링도 쉽게 생각해보라며 자신은 이렇게 했었다고 열심히 본인의 경험담과 꿀팁들을 알려주었었다.


여직껏 노력하면 다 된다며 나의 장점은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왔었는데 그때 처음 이런 생각을 해본것 같다.


과연 내가 저 사람이 알려준데로 열심히 노력하면 되는걸까? 그럼 강사처럼 1년만에 수익창출해서 여유롭게 살 수 있는가? 지금 결과가 나지 않는건 열심히 노력하지 않아서라는데 과연 순전히 노력만이 문제인걸까?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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