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이 맞닿는 일

by 조오롯

그런 날들 중 하루. 창업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최종 발표회 날이었다. 이미 기술도 없고, 전문성도 없는 우리 팀의 솔루션에 기가 죽어있었고, 그렇게 자신없는 채로 발표를 마치고 내려왔다. 우리 팀의 부족함을 알아서 인 것도 있지만 최선을 다하지 못한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도 있었다. 이미 발표를 망해서 쥐구멍에 숨고 싶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심사 시간이 남아있었다. 떨어질 것을 아는 상태로 심사를 받는 시간은 더 고역이었다. 부끄러움에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적당한 칭찬과 적당한 조언으로 몇 분의 심사가 지나갔다. 마지막 한 심사위원 분께서 사회적 기업으로 창업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뭐냐고 물으셨다. 창피함에 멘탈이 나가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는 상태였기에 그냥 눈만 껌뻑거리며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내 눈을 보고 따듯한 미소를 지으시더니 "결국에는 사람입니다. 여러분들이 인도에 대해서 얼마나 고민하고, 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가 사업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그런 면에서 사람이 먼저이며 그 다음으로 아이템은 정하면 됩니다. 얼마든지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을 펼칠 수 있고,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씀해주셨다. 부끄러움에 대한 다독임인 것 같은 저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창업이라고는 1도 모르는 애가 와서 말도 안되는 말 하는데, 그냥 저냥 적당한 말로 보낼 수도 있었을텐데, 그러지 않으셨다. 앞으로의 우리를 응원한다는 진심이 느껴졌다. 어쩌면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창피했던 경험으로 남았을 이 시간이 내 마음을 움직이고 계속해서 해야겠다라는 뜨거운 동기부여로 아직까지도 남아있을만큼 너무나도 값진 심사였다.


이 시간들을 보내고 나서 내가 하고 싶은 일 뿐만 아니라 모든 일 자체가 진심이 맞닿아야 되는 일임을 느꼈다. 다시 말해서 사회적 가치를 위해 일하고 싶은 사람이어야 그 가치를 위한 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바로 창업을 하기에는 나는 돈도 없고, 기술도 없고, 뭐도 없어. 그렇지만 나는 내가 있어. 그리고 우리가 있어. 그래서 일단은 스타트업에 들어가든, 회사에 들어가서 관련된 일을 해보며 필요한 것들을 쌓아가자! 라는 마음을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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