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너에게 달려가는 중.

by Oroxiweol

우리의 첫 만남이 너는 기억나는지 모르겠다.

몇 번의 내 고백에도 너는 시큰둥. 어찌나 반응이 없든지.

나 진짜 서운해서 포기하려고도 했었잖아. 그런데도 너를 향한 마음은 쉬이 접어지지가 않더라고.

너는 몰랐겠지만 말이야. 포기할까, 마음을 접을까. 근데 그러기에는 내 마음은 너무 크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을 때 운이 좋게도 너는 나를 받아주었어. 그때도 딱 이맘때쯤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더운 여름을 힘겹게 지나 숨통을 트여줄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던 때. 제법 선선해진 날씨만큼이나 기뻤는데, 걷다가도 '히죽-' 웃음이 나올 만큼 좋았었는데. 그렇게 바라던 너였는데, 그런 네가 나를 받아주었는데 나는 여전히 아직도 너에게 달려가는 중이야. 아마 평생을 난 너에게 다다르지 못하고 너의 뒷모습을 쫓아 달려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도 가끔은 들어. 이런 나를 너는 알기나 할까.

그거 알아? 세상에는 너를 잘 알고, 잘 다루고, 좋아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나까지 비집고 들어갈 틈조차 있을까 생각하게 만들어. 이 인기쟁이야!! 그런데 어쩌겠어. 지독한 짝사랑이어도 해봐야지.

더 많은 사람들이 내 글을 봐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너무 부족한 내 글들이 부끄러워지기도 해. 그래도 요즘에는 용기 내서 연재글도 올리고 있다? 사실 처음에는 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깐 그걸 통해서 나를 알리고 싶었던 게 솔직한 심정이야. 신기하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너를 통해 알게 된 건 나였더라. 나와 마주하는 글을 적으며, 나의 일상과 감정을 담은 기록들을 쌓아가면서 나는 굴로 들어가지 않고도 회복할 수 있었고, 우울한 날에도 기쁜 날에도 너를 생각하며 힘을 낼 수 있었어. 고마워.

나의 작은 바람이 있다면, 아닌가? 어쩌면 큰 바람일지도 모르겠다. 네가 오래도록, 너를 사랑하는 이들 곁에 남아있어 주었으면 좋겠어. 빠르게 변하고 더 나아지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도태되어 버리는 이 세상에서 너는 우리들의 숨구멍이잖아. 나는 그거면 돼. 내가 숨 쉴 수 있는 공간. 그 공간에서 나를 찾는 이들과 내가 찾는 이들이 연결되어 서로의 위안과 용기가 되어주는 것. 너는 이미 그런 존재이니, 사라지지 않고 조금 더 오랫동안 그렇게 있어줘.


20250908_144726.heic Photo by Oroxiwe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