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약 브랜딩이나 커뮤니케이션같은 건 모르겠고 매출을 많이 내고 싶다면? 매출을 내야한다고 하면서도 브랜딩을 해야한다고 말하는 순간 모든 것은 꼬이고 속도는 늦어집니다. 앞서 말했듯 브랜딩은 장기전이고 매출은 상대적으로 단기적이라서, 해야하는 행동과 집중해야하는 지점이 완전히 다르니까요. 결국 언젠가는 브랜드가 우뚝 서면서 교차하는 지점이 있겠지만 지금은 고민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하고 글을 풀어보겠습니다.
매출을 내기 위해서는 팔아야합니다. 팔기 위해서는 새롭지 않은 것이 좋습니다. 소비자가 실제로 무엇을 찾고 있는지를 집중해서 봐야하죠. 내가 원하는 것, 내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사람들이 요즘 뭘 많이 사는지, 뭐가 불편하다고 하는지, 잘 팔리는 건 무엇이고 그건 왜 잘 팔리고 있는지 등 소비자 관점에서 생각해야한다는 것입니다. 내 의견보다는 시장의 의견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대 잊으면 안됩니다.
그리고 경제적으로 물건을 확보할 방법을 고민해야합니다. 지금이야 알리가 유명해졌다지만 수많은 구매대행이 유행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물류나 제품 원가가 가장 많은 비용을 차지할텐데, 그 부분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구매대행이나 알리 물건에 fee를 붙여 팔던 시장이 유행했던 건 소비자가 원하고, 가격이 저렴하면서, 판매자가 쉬웠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건을 보관할 필요도 없고, 기획할 필요도 없는데 원가시장이 저렴하니까요. 남는 게 많기 때문에 그 시장에 많은 판매자가 몰렸을 것입니다.
팔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요즘입니다. 수익을 얻기 위해선 나가는 돈을 줄이거나 들어오는 돈을 늘리는 수밖에 없는데, 이것의 정답이 공격적인 마케팅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예산을 억씩 박아넣는 건 전혀 공격적인 마케팅이 아닙니다. 내가 억을 때려넣으면 십억을 때려넣는 대기업이 있죠. 공격적으로 옥외나 TV를 돌리는 것도 그들을 이길 수 없습니다. 모든 광고가 보다보면 세상을 바꿀 것 같지만, 소비자에게는 피곤하게 내가 보는 영상을 끊어버리는 방해물이니까요.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려면 마케터가 공격적이어야합니다. 예산을 만 원 태우더라도 이 만원으로 뽑아낼 수 있는 최대한을 가져가는 방법을 고민해야합니다. 생각보다 직접 부딪히면 비용을 아낄 수 있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그런 것들을 악착같이 바라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우리 브랜드 멋있다! 라거나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하고 있는지 자랑할 필요가 없습니다. 매출을 위해서는 무조건 다른 것보다 괜찮은 이유, 믿을 수 있는 이유, 가격을 포함해 소비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우리라는 것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브랜드명을 드러내기 전에 제품을 내보여야하고요. 직접 지은 브랜드명, 직접 지은 브랜드 스토리나 가치... 소중하고 귀하겠지만 사실 사냐/마냐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산업군이나 브랜드에서는 그런 것들은 큰 효용이 없습니다.
저는 이 글을 쓰면서 계속 쿠팡이 떠올랐습니다. 매출이 어마어마하지만 절대 플랫폼의 가치를 드러내지 않습니다. 하지만 쓰는 사람이 많아지니까 쿠팡 PB 브랜드도 생기고 따르는 사람도 생기고 있죠. 이게 나름의 브랜딩이 되고 있을 것입니다. (이후 서술하겠지만, 저는 브랜딩의 궁극적인 모습은 "나 저기서 일하고싶다"라고 생각합니다.) 매출을 집중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많이 파는게 우선이야"라고 하지만 브랜드의 가치를 잃고싶어하지 않습니다. 또 괜히 한쪽에서 브랜딩이 중요하고 장기적으로는 브랜드가 서야 사업이 선다 이런 말들이 많거든요. 흔들리지 말고 지금의 목표를 정확하게 주시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매출을 원하시는 분은 전력으로 달려나가야합니다. 누구보다 빠르게, 앞서나가듯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