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인하에 복잡해진 국토부의 규제 셈법

오스카의 부동산 뉴스픽

by 오스카의 퇴근학교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국토부는
분양가상한제, 재건축 연한 연장 등
추가 규제 시행에 속도를 낼 전망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하면서 부동산시장 추가 규제를 준비 중이던 정부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금리인하로 인해 1000조원이 넘는 유동자금이 부동산시장에 흘러들 경우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꿈틀대는 주택시장이 또다시 과열 양상을 보일 수 있다. 이 때문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등을 서두르고 싶지만 경기 둔화 우려가 걸림돌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내렸다. 2016년 6월 이후 3년 1개월 만의 금리인하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긴 했지만 그 시기를 이달보다는 다음달로 점치는 시각이 많았다.


한은이 금리인하 시기를 앞당긴 것은 최근 미중 무역 분쟁을 비롯해 일본과의 통상 마찰 등으로 경기 부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한은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2%로 낮춰 잡았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1.1%에서 0.7%로 낮췄다. 한국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고 수출 및 투자가 부진한 상황에서 금리인하가 불가피했던 셈이다.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입장에서는 이번 금리인하가 반갑지만은 않다. 대출 및 예금금리가 내려가면서 갈 곳을 잃은 유동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서울 집값은 이달 들어 9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상태다.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시황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이번주 0.01% 오르며 3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주(0.02%)보다 상승률이 축소되긴 했지만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0.03%로 오름세를 이끌고 있는 점이 정부 입장에선 눈엣가시다.


아직까지는 과열 양상으로 번지지는 않고 있지만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주변 일반 단지 등으로 상승세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어 국토부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및 재건축 연한 연장 등 추가 규제 시행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르면 이달 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요건 완화 등의 내용을 담은 부동산 대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도 민간택지에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있다. 다만 현재 서울에서 적용 요건을 만족하는 곳은 없다. 기본적으로 최근 3개월간 주택가격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2배를 넘어서야 시행 대상이 되는데, 최근 서울 집값이 8개월간 하락세를 이어오다 이달 들어 반등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집값과 물가 상승률의 비교 기준을 2배 초과에서 1배나 1.5배 정도로 완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 경우에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즉시 시행하기는 어렵다. 지난 4~6월 석달간 소비자물가는 0.30% 오른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집값은 0.32% 하락했기 때문이다. 25개 자치구가 모두 이 기간 집값이 내려갔다.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을 대상으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즉시 시행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고친다면 서울에 바로 적용이 가능하다.


현재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단지의 경우 관리처분계획 인가 신청을 기준으로 하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시점을 입주자 모집 공고로 변경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그러나 이 경우 기존에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단지들이 소급 적용에 대한 반발로 들고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국토부는 과거에도 적용 시점이 수차례 변경된 점을 감안하면 소급 적용으로 인한 위헌 소지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요건을 완화하는 시행령 개정을 검토 중”이라며 “개정이 되더라도 바로 시행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시행 의지를 수차례 밝혔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는 최근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심사를 피하기 위해 후분양으로 선회하면서 분양가가 뛰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이로 인해 주택 공급이 위축되고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채질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추가 부동산 규제가 경제성장을 더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한은 기준금리 0.25%P 깜짝 인하…
신규대출 땐 변동금리 유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함에 따라 은행들도 예금·대출금리 인하 시기를 저울질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이자 소득으로 살아가는 은퇴생활자들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예금 이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으니 달러나 펀드 등에 자산을 나눠 담을 것을 조언했다. 또 본격적인 금리 인하기로 접어든 만큼 대출자의 경우 변동금리를 택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는 조언도 있다.


은행들 다음 주부터 예금금리 인하

시중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에 발맞춰 이달 중 금리를 낮출 예정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 주, 늦더라도 이달 안에는 수신금리 인하가 예상되며 대출금리도 서서히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 인하폭은 크지 않을 거라는 게 중론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변화가 있긴 할 테지만 이미 금리 인하 가능성이 시장금리에 반영돼 있었다”며 “다만 향후 기준금리 인하 추세가 지속된다면 시장금리도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금리 하락으로 신규 대출자의 경우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게 유리해 보인다. 얼마 전 나온 새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기준에 따라 대출금리가 낮아지는 데다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김봉수 KEB하나은행 압구정역PB센터장은 “미국에서도 금리 인하가 예상되므로 한국에서 금리를 다시 인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신규 대출자들은 앞으로 6개월 내지 1년 동안은 변동금리로 하는 게 나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존 고정금리 대출자는 중도상환수수료를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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