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치자꽃처럼

조용한 향기가 되는 마음에 대하여

by 기억정원


한여름, 햇살이 정수리를 내려치는 오후에도 치자꽃은 조용히 피어난다. 누구에게도 티 내지 않고, 요란한 색으로 자신을 부각하지도 않는다. 다만 그 자리에, 자신이 있어야 할 곳에 묵묵히 서서 은은한 향기를 흩뿌린다. 가까이 가야만 알 수 있는 그 향기. 그리하여 더 깊이 머물게 되는 그 마음.


나는 문득 생각한다. 사람의 마음도 치자꽃 같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누군가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스스로를 감추는 마음, 떠들썩하지 않아도 오래도록 남는 마음, 다가온 이에게만 은근히 전해지는 향기 같은 진심. 그런 마음이야말로 삶을 단단하게 지탱해 주는 뿌리이자 줄기이겠다.


요즘 세상은 너무도 눈부시고 소란스럽다. 모든 것이 빠르게 지나가고, 다들 자신의 존재를 외치느라 분주하다. 그런 세상에서 조용한 마음 하나 품고 살아가는 일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나는 오늘도 다짐한다. 마음만은 치자꽃처럼 살고 싶다고. 무리 속에서 묻히더라도, 내 진심만은 향기로 남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치자꽃은 피고, 지고, 또다시 피어난다. 마음도 그러하다. 때로는 상처받고, 때로는 시들어가지만 다시 사랑하고, 다시 믿으며 피어난다. 그 끝에서 내가 닿고 싶은 것은 화려한 인정이 아니라, 한 사람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머무는 향기 같은 존재다.


그리하여 오늘도, 나의 마음 하나 조용히 다듬는다.

마음만은 치자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