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18] 청춘의 기습 by 이병률
그런 적 있을 것입니다
버스에서 누군가 귤 하나를 막 깠을 때
이내 사방이 가득 채워지고 마는
누군가에게라도 벅찬 아침은 있을 것입니다
열자마자 쏟아져서 마치 바닥에 부어놓은 것처럼
마음이라 부를 수 없는 것들이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어서 버릴 수 없습니다
무언가를 잃었다면
주머니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인생을 계산하는 밤은 고역이에요
인생의 심줄은 몇몇의 추운 새벽으로 단단해집니다
넘어야겠다는 마음은 있습니까
저절로 익어 떨어뜨려야겠다는 질문이 하나쯤은 있습니까
돌아볼 것이 있을 것 입니다
자신을 부리로 쪼아서 거침없이 하늘로 내던진 새가
어쩌면 전생의 자신이었습니다
누구나 미래를 빌릴 수는 없지만
과거를 갚을 수는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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