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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세용 Mar 03. 2018

기자의 맛. 1탄.

안녕하세요.
마이크로소프트웨어 오세용 기자입니다.


2주 전 입사 한 달 후기 연재를 시작했는데요.

어느새 한 달 반이 흘러버려서, 한 달 후기라는 제목을 뺐습니다... ㅋㅋ



사실 한 포지션을 고작 한 달 경험하고 '기자의 맛'이니 하는 것이 건방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간 6년여 개발자 생활을 했고, 이와 비교하는 글이니 참고해주세요.


개발자, 기자가 되다. 시리즈는 개발자에서 다른 커리어로의 전환을 고민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다른 분들은 재미삼아 읽어주세요 ^^


악플은 상처받아요.
윽, 상처. 퍼퍽.


기자는 말이야.


기자라는 직업이 청년들에게 인기있는 직업은 아니죠.


최근 청년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직업은 역시 공무원이고, 중소기업 등 처우가 좋지 않은 환경은 청년들이 기피하는 곳들 중 하납니다.


사실, SI 환경에서 개발자 생활을 했던 저로썬 그리 큰 걱정은 안했습니다. SI 환경은 정말 열악하거든요.

또한, 지난 2년간은 창업 활동을 했기에 '퇴근 없는 삶'을 경험했습니다. 창업자에게 퇴근이란 단순 '장소 이동'을 의미하거든요.


언제 어디서든, 비즈니스 생각을 해야만 하죠. 딱히 의도하지 않아도 그렇게 됩니다.


최근 인공지능의 일자리 대체 문제가 떠오르며 기자 또한 대체 될 일자리로 꼽히고 있습니다만, 이 또한 큰 걱정은 안했습니다. 로봇 기자 등이 단순 기사를 작성하겠지만, 기자가 꼭 단순 기사만 적을거란 생각은 안했지요. 게다가 제가 소속될 팀은 보다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는 곳이었습니다.


앞선 칼럼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기자가 되기 위해 준비를 했던건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해왔던 여러 일들 중 기자로서 해야 할 일들과 겹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저도 들어와서 느낀겁니다.


이 칼럼을 통해 기자라는 직업의 아주 일 부분을 전달하겠지만, 제 이야기가 전부는 아니라는걸 꼭 알아주세요 ㅎ 또한, 개발자로 6년을 살았지만 역시 모든 개발자를 대변하진 못합니다.


한 사람의 시야는 너무도 좁습니다.
어느새 사회생활 7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새로운 환경에 오니까 그저 신입사원이 돼버렸거든요. 하지만 나름 조직생활을 해봤고, 한 비즈니스의 대표자 역할도 했기에 그리 어렵지 않을거라 생각했습니다.


나름대로 스스로의 포지션을 정의내리려 했습니다.
내가 어떤 일을 해야하고, 어떤 부분까지 신경 써야 하는지. 일을 며칠 시작하고부터 스스로 판단을 하려 들었죠.


그렇게 고통이 시작됐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녀석이 나름의 정의를 하려 들었습니다. 나름의 정의는 고작 제 배경지식으로 이뤄지는데, 이는 기자가 아닌 개발자로서의 지식이었죠.


그렇게 새로운 포지션과 다른 것들의 충돌이 시작됐습니다.


개발자, 기자가 되다 시리즈.
기자의 맛 편에서는 개발자의 배경지식과 기자와의 차이점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지정석은 없습니다.


오기자 : 어디서 일하면 되나요?
편집장 : 그냥 거기 앉아서 해.


의아했습니다.


왜 나는 자리도 주지 않는가... 왜 다들 비지정석으로 앉아 일하는가.


신입 때 부터 27인치 모니터에서 개발을 해온 저로썬, 모니터가 없는 환경이 낯설었습니다. 개발자 시절 잦은 자리이동을 경험하며 스트레스 받았는데, 매일 같이 자리가 바뀔 수 있다니 당황스러웠습니다.


일주일 정도는 자꾸 자리를 만들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자꾸 짐을 줄여야 한다는 편집장님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죠.


일주일 정도 흘렀을까요?


그제서야 옆자리 선배들이 매번 바뀌고, 심지어 출근하지 않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 기자는 꼭 자리에 앉아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현장에 가서 전할 소식을 찾아야 하죠. 발로 뛰는 기자가 돼야 한다는 말을 언젠가 인터넷에서 본 것 같기도 합니다.


저는 비록 입사 후 소프트웨어 전문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의 교열 작업을 하느라 매일 사무실에 있었지만, 취재기자 선배들은 매일 같이 현장을 찾아 다녔던 것이죠.


교열 작업이 끝나고, 마이크로소프트웨어 1월호가 출판됐습니다. 마소 391호 보기


출판 뒤 곧바로 다음 4월호 제작에 돌입. 그제서야 왜 지정석이 없는지 조금은 더 깨달았습니다.
아아... 저는 사무실에 앉아 있을 시간이 없었습니다 ㅜㅜ


왜 편집장님이 가벼운 노트북을 사줬는지,
왜 편집장님이 짐을 줄이라 했는지,
왜 편집장님이 자리가 필요 없다 했는지,
왜 편집장님이 그렇게 원하면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했는지... ;;;


ㅜㅜ... 2월 한 달은 매일 같이 저자를 찾아다녔습니다.


수원을 찍고 선릉을 갔다가 강서구로 돌아오는 루트도 있었고,
금천구를 찍고 강남을 갔다가 본사로 복귀해 회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개발자는 광활한 모니터에서 구름 위를 걷는 듯한 기계식 키보드를 써 줘야 일을 하지만,
기자는 가벼운 몸을 유지하고 여기저기 현장을 누벼야 했습니다.


기자에게 지정석은... (필요) 없습니다.


<기자의 디지털 노마트... 햄버거와 노트북은 참 잘 어울립니다.>


출입처


편집장 : 구글을 담당하도록 해.
오기자 : 으읭!? 구글을요?


느닷없이 구글을 담당하라는 보스의 말에, 구글 담당 기자가 됐습니다.
신기하게도 업체에서는 담당 기자들에게 여러 자료를 보내옵니다. 이는 홍보팀 직원들이라면 알고 계실거에요.


<구글 신규 기자 오리엔테이션>


구글을 담당하게 된 오기자는 구글을 출입하며 구글의 소식을 전해야 하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마치, 개발에서 각 플랫폼 담당이랄까요...? 안드로이드, 백엔드, 웹 프론트, 아이폰 등 처럼 말이죠.


헌데, 구글 담당이라니...
구글의 무슨 이야기를 전해야 할까요? 안드로이드 개발을 6년여 했기에, 안드로이드 이야기는 적당히 쓸 수 있겠다만...


그렇습니다.


이제부터 공부하고, 취재해야 합니다.


마치, 개발자에게
"우리 다음 플젝에서는 React.js를 사용합니다."

라고 말한 뒤 후다닥 스터디를 하는 것 처럼 말이죠.


개발자가 기술을 공부한다면,
기자는 업계를 공부하고, 업체를 공부해야 합니다. 라고... 오기자는 생각했습니다.


아직은 어려워요... 재미나고 유용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지만, 그러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모든 개발자가 최상의 코드를 짜는건 아니잖아요?

기자도 똑같습니다.


하지만, 계속 공부하고 노력한다면 저도 좋은 기사를 쓸 수 있겠죠?


걸어다니는 전광판이 되렴.


편집장 : 오기자야. 걸어다니는 전광판이 돼야 한다.
오기자 : 네... (왜여...??)


편집장님은 여러 미션을 던집니다.

어느날은 기사를 쓰다가, 어느날은 교열을 하다가.
어느날은 저자를 만나며 기사를 쓰고, 어느날은 번역도 하고 취재도 합니다.

이제는 걸어다니는 전광판이 되랍니다.


아하, 그래요. 마소팀은 고작 3명이라 업무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기자로, 때로는 에디터로, 때로는 영업 사원이 되기도 하죠.


작은 팀의 매력입니다.


<아아니?! 화들짝! 이 깔쌈한 잡지는 뭔가요? 아! 이거시 바로 대한민국 유일의 소프트웨어 전문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 라는 것이군여!?>


노트북을 메고 여기저기를 누비며 돌아다닙니다. 근처에 서점이 보이면 잡지 코너에 가서 마이크로소프트웨어 잡지가 있는지 확인해보곤 해요.


아직 모든 서점에 제휴를 맺진 않았지만, 독자님들이 요청하신다면 서점에서도 비치를 하겠지요? ^^

사실 '오기자' 혹은 개발하는 기자 '개기자' 등으로 닉네임을 만들곤 있지만,
꼭 기사만 쓰지도, 잡지만 만들지도 않습니다. 그냥 이것저것 배우고 있어요.


개발자도 뭐...
개발도 하지만, 기술 서칭도 하고, 스터디도 하고, 기획 회의도 하고.
니 일이다. 내 일이다 싸우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시니비가 뭐 따로 업무가 어딨나여...


그냥...
나다... 싶음 하는거져...


무튼. 현재 오기자는 요로코롬 일 하고 있습니다.


기자의 맛. 이번 칼럼에서는 이 정도로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D

그럼... 안녕~


ps. 적당한 양념은 음식을 맛나게 합니다. :D 조미료 촥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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