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있으나 깨어 있고, 깨어 있으나 꿈 속이다.
의식이 있지만 움직일 수 없다.
가위에 눌린다는 건, 그런 상태에서 속수무책으로 고통받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번아웃이나 슬럼프는 가위와 참으로 닮아 있다.
뭘 해야하는지 알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굴러내려오는 바위를 바라보면서 피하지 못하는 것 같은 기분.
그대로 있으면 안되는 걸 알지만 움직이지 못한다.
가위의 그 생생한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해야하는건
손가락 하나를 움직이는 것이다.
손가락 끝이 움직이면 마치 마법이 풀리는 것처럼
손가락 끝부터 잔뜩 굳었던 몸이 스르륵 풀려나간다.
움직일 수 없을 때 움직이는 것.
참 야속하게도 답이 그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