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일기 14 - 2018~2020 회고록
사업이라고 하기에 부끄러운 수익을 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빈약한 수익과 관계없이, 사업자등록증이라는 것이 제 이름으로 있는 걸 보면 사업이 맞는 거 같습니다.(정확히 말하면 공동대표입니다. 중학교 친구와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 사업자 등록을 한 2018년도 9월의 순수익은 -50,000원이었습니다. 공간을 유지하기 위해서, 공동대표인 친구와 나는 바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각각 월에 5만 원씩 돈을 지불했습니다.
저에게는 세계 여행을 가기 위해서 모아뒀던 돈 500만 원이 있었고, 친구는 목돈이 없었기에 하루에 4시간씩 주 5일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27살의 나이에 대학교를 중퇴하고, 사업이란 걸 시작했는데 이 사업은 지금껏 세상에 없던 일이었습니다. 달리 말해, 비전이 없는 일이었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을 부모, 형제를 포함한 주변 지인들에게 설명하고 납득시키기 어려웠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눈에는 비전이 없는 사업이었거든요. (그때 당시 서울에 있는 '트레바리'라는 회사가 세상에서 처음으로 독서 기반 '커뮤니티'모델로 투자를 받고 사업을 하기 시작했었죠.)
주변에서 뭐래 건, 상관없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고, 지인들로 시작했던 1개의 모임이 이제는 아무 연고도 없는 10여 명의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찾아주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함께 나누는 대화와 이야기는 그들의 마음을 덥혔고, 저희의 가치를 인정해준다고 느꼈습니다. '먹고사는 문제에 우리의 삶이 잡아 먹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우리, 함께 해내요.'라는 슬로건을 앞세운 우리들의 유료 모임은 차츰 커갔습니다.
2018년도, 사업의 시작단계에서는 모임에 참여하는 멤버십 비용을 3개월에 3만 원을 받았던 기억입니다. 그렇게 회원이 6명가량 있었으니, 3개월 수익은 18만 원(3만 원 x 6명)이고, 한 달에 6만 원을 벌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둘이었기에 1인당 3만 원을 한 달에 벌었던 겁니다. 그래도 저희는 여전히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믿었고, 우리 공간을 찾아주는 분과 나누는 대화에서 그리고 그들의 눈에서 우리가 하는 일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19년도, 여름 즈음에는 정규 멤버가 35명 정도 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멤버십 비용은 3개월에 9만 원이었던 걸로 기억 합니다. 35명 x 9만 원 = 315만 원이고 이것은 3개월 수익이니, 1개월로 치면 105만 원가량의 수익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둘이 었으니, 1인당 52만 5천 원의 수익을 발생시킨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2019년도에는 디자이너 한 분도 직원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입에 풀칠도 못하는 곳에 어떻게 직원을 채용했냐고 의아해하실 겁니다. 맞아요. 이 분은 정식적으로 채용한 것이 아닌, 우리 공간의 멤버 중 한 분이셨습니다. 처음에는 일정표 한 장, 포스터 한 장씩 부탁을 드리면서 소정의 수고비를 드리는 관계로 협업을 하다가 이 디자이너 분도 회사를 그만뒀던 시기였고,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 높게 사주셔서 일을 함께하게된 겁니다. (디자이너 분은 처음에는 달에 5만 원, 10만 원 이렇게 수고비 식으로 드리다가 계속해서 받는 액수가 커지게 됩니다.)
대망의 2020년도 1월, 저희는 야심 차게 1-3월 시즌을 오픈했고 3개월 멤버십 비용 12만 원(A타입 기준), 15만 원(B타입)으로 시즌 멤버를 140명까지 모집합니다. 3개월간 12만 원 x 140명 = 1680만 원의 수익을 올렸고, 1개월로 환산하면 560만 원이라는 수익을 냅니다. 그리고 마케팅 비용, 공간 물품비, 공간 유지비, 홈페이지 비용, 식비 등을 제외하고 1인당 100만 원의 수익을 가져갑니다.
일반 직장인에 비해서는 적은 금액이지만, 저희는 바깥에서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알뜰살뜰하게 공간을 운영하고 지냈습니다. 평생 100만 원을 벌면서 산다고 생각하지 않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슬로건 '먹고사는 문제에 나의 우리의 삶이 잡아 먹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우리, 함께 해내요.'을 알리고 확장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우리 떳떳하게 '사업을 한다'라고 말할 수 있을 날을 꿈 꿨습니다.
왜냐면 우리들이 받는 돈은 불안정했으며, 나이 30살에 월에 100만 원을 받는 것으로 '개인 사업'을 한다고 하기에는 스스로 겸연쩍은 부분이 분명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2018년도 (-) 50,000원의 수익을 내던 시절과 비교해서 2020년에는 (+) 5,600,000원의 수익을 낸 것만으로도 꿈을 걷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100만 원이라는 월급은 서른 살의 나이에 자존심을 지키기에는 부족한 금액이었습니다.
이렇게 글로 2018년 ~ 2020년까지의 과정을 손쉽게 썼지만, 그 과정만큼은 결코 순탄치 않았습니다. 그 3년간의 시간 동안 몇 번의 좌절과 불화, 대표 간의 다툼과 눈물, 사업 하차 선언, 멤버들과의 마찰 등이 있었지요.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저희의 표정은 변했고, 감정이란 것을 많이 소모했으며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있었습니다. 돈도 안되는데 몸도 마음도 지친 상황을 버텨왔던 거죠.
아무리 좋은 가치라고 해도, 수익을 내지 못하면 5년은커녕 2~3년도 지속하기 어렵다는 것을 몸으로
절실히 느끼던 시기가 2020년도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