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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yoon Oct 18. 2020

요즘 읽는 디자인 블로그들

구글부터 페이스북, 인터콤, 슬랙, 메일침프까지

2년 전, 글로벌 IT 기업의 디자이너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라는 글을 썼다. 그 때 보던 기업 블로그들을 아직까지 꾸준히 읽고 있지만, 매력적인 더 많은 블로그들이 등장해서 소개해본다.


구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서비스들은 아주 작은 변화로도 엄청난 파급력을 가진다. 워낙 사용자가 많은 서비스다보니 하나를 바꾸더라도 우리가 생각지 못했던 치열한 고민이 담겨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어떻게 일하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 궁금해지곤 한다. 자세한 작업 과정, 연구 결과 뿐 아니라 브랜드의 철학이 담겨있는 디자인 블로그를 소개하고, 좋았던 부분들을 짚어본다.






1. Google

design.google 


구글의 디자인 블로그는 ‘디자인과 기술의 미래를 위해 기여하자’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정성스러운 글과 일러스트 덕분에 보는 재미를 크다. Library에는 타이포그래피 컬렉션(링크), 인공지능 컬렉션(링크) 등 디자인과 기술 전반을 다루는 다양한 카테고리가 마련되어 있다. 유튜브 영상, 팟캐스트, 외부 채널들과 연계가 잘 되어있다.

(이미지 : 타이포그래피 컬렉션)


최근 아티클 중 구글 머테리얼 디자인의 Floating Action Button이 어떻게 디자인 시스템의 상징이 되었는지 소개하는 글이 정말 좋았다. (원문 : Absolutely FAB)


(안드로이드 화면 아래에 붙어있는 저 + 버튼이 Floating Action Button이다.)


머테리얼 디자인이 나온지 약 7년이 지났는데, 아직까지 저 작은 버튼이 아이코닉한 심볼로 자리잡은 걸 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밀도 높은 고민을 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 특히 안드로이드 유저라면 매일 같이 노출되는 버튼일테다. 이 아티클에선 버튼에 Simplicity라는 가치를 반영하고, ‘FAB’라는 직관적인 네이밍을 도출하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직군과 어떤 협업을 했는지 알 수 있어 유익했다. IT기업에서의 브랜딩은 곧 "잘 만들어진 제품" 그 자체이므로, 제품 안에서 상징적인 기능과 형태를 발굴했다는 것이 새삼 대단했다.


구글 디자인 블로그는  다양한 일러스트 작가들과 협업하고 있고, 글의 내용과 잘 맞는 일러스트를 적재적소에 잘 활용한다. 단 한 명, 단 한 번일지라도 일러스트 작가의 이름을 표기해주는 것이 참으로 섬세하다. 위 아티클의 경우 한국인 일러스트레이터와 협업했다. 구글답게 블로그의 인터렉션도 머테리얼 디자인을 반영하여 구글 그 자체를 보여주는 듯하다.



2. Airbnb

airbnb.design 


코로나로 상황이 어려워지긴 했어도 에어비앤비는 공유경제와 주거, 여행과 문화에 대한 관점을 완전히 바꿔버린 기업이다. 전세계 사람들이 사용하는 서비스이고, 지역별 커뮤니티를 방대하게 다루는 만큼 문화적인 디자인에 대한 고민이 많은 조직이기도 하다.



11명의 디자인 리더들이 2020년 이후의 디자인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는 아티클이 유익했는데, 지역 커뮤니티의 활성화, 다양한 협업 방식, 포용력과 다양성이 앞으로의 브랜딩에서 중심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Head of Globalization, Storytellor라는 직군이 있는 것도 매우 흥미로웠다.


시각적으로는 선명하고 화려한 일러스트, 다채로운 사진과 함께 전용 서체로 디자인되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서로 다른 문화와 환경에 속한 집주인과 여행자가 사적인 공간을 공유하는 서비스다 보니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 방법에 대한 글들이 많은 편이다. 최근엔 로컬 크리에이터들과의 협업으로 제작하는 영상 컨텐츠 (링크)가 인상적이었는데, Globalization의 극단에는 Localization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3. Facebook

medium.com/facebook-design 

페이스북 디자인 블로그는 별도 사이트가 있긴 하지만 주로 미디엄을 활용해 아티클을 제공하고 있다. 아무래도 전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서비스는 인스타그램이다보니 페이스북 보다는 인스타그램 관련 아티클에 눈이 간다.


인스타그램 안에서 벌어지는 괴롭힘을 어떤 식으로 해결하려 했는지 소개하는 아티클이 유익했는데 (링크) 디자인적 관점에서 사용자의 정신 건강을 챙기려는 노력이 신기하고 멋있었다.


혐오 발언이나 괴롭힘을 막기 위해 공격적인 글을 올리려고 하면 작은 넛지를 주는 것,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 상대방을 차단하거나, 보기 싫은 것을 안 볼 권리를 지켜주는 것 등 윤리적인 액션들이 포함되어 있어 디자이너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페이스북 디자인 블로그는 무려 2014년 부터 잘 아카이빙(링크) 되어 있어 디자인 조직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방법론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볼 수 있어서 고무적이다. 우리가 잘 모르는 디자인 분야 - 이를테면 AR/VR 분야의 커리어(링크)등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어 가장 넓은 범위를 포괄하는 블로그가 아닐까 싶다.




4. Spotify

spotify.design


스포티파이는 소개하는 블로그들 중 비교적 트렌디한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시각적으로도 굉장히 팝하고 귀여운 느낌인데 스포티파이의 자유분방함을 잘 드러내고 있다. 특히 추상적인 패턴들이 인터렉티브하게 움직이는 것이 매력적이다.

첫 화면을 음악 플레이어처럼 디자인했다!

위에서 언급한 다른 블로그들에 비해 인종차별이나 성소수자를 포함한 여러 사회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드러내고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하는 브랜드다. 내부 디자이너들을 정기적으로 캐주얼하게 소개하여 발행해 방문자들과 교류하고 있고, 인스타그램 활동도 활발하다.


(내부 디자이너를 소개하는 In the spotlight 시리즈)


최근 아티클(링크) 중엔 투표를 장려하기 위한 캠페인에 대한 글이 흥미로웠다. 이 캠페인을 왜 시작하게 되었는지, 이를 위해 사용자의 거주지 기반으로 지역별 플레이리스트를 제안하고 그 결과가 어땠는지, 2018년에 배운 러닝을 2020년엔 어떻게 적용했는지를 소개한다.


소개하는 블로그들 중 Z세대와 밀레니얼에 대해 가장 많이 알 수 있는 공간이고, 디자인이 사회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상상해보게 하는 컨텐츠로 가득차있다.



5. IDEO

아이데오(홈페이지)는 1978년 스탠포드 출신의 데이비드 켈리(David Kelly)를 비롯한 4명의 공학도와 디자이너로 출발했고, 현재는 다섯개 정도의 회사를 합병해 700여 명의 직원을 둔 거대한 기업이 되었다. 1980년 스티브 잡스가 새로운 형태의 컴퓨터에 쓸 마우스 디자인을 아이데오에 의뢰한 것이 아이데오의 시작. UX 디자인 프로세스, 인간 중심 디자인 등 여러 디자인 방법론들을 실제 업무에 제대로 적용한 최초의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아무래도 소개하는 다른 블로그들에 비해 좀 더 거시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어 디자인 외적으로 연구해보고 싶은 분들께 도움이 될 것 같다. 자본주의에 리디자인이 필요한 이유(링크), 코로나 이후 교육의 미래(링크) 등 트렌디한 주제들(링크)도 많고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주는 매거진, 효과적인 업무 방식 등 문화에 대한 글도 있으며, 사소한 취미 공유 글까지 아름답게 조판된 다채로운 주제들이 한가득이다.



6. Intercom

intercom.design

인터콤은 애초에 기업 블로그로 유명해진 기업 중 하나다. 메신저 툴이다보니 이 툴을 활용하여 어떻게 마케팅을 잘 할 수 있는지, 인터콤을 잘 활용한 사례, 기술 블로그 등이 잘 되어 있다.

글의 모든 일러스트들이 인터콤 만의 톤앤매너로 귀엽고 팝하게 유지되고 있고, 워낙 오래 블로그를 운영해오던 기업이어서 그런지 실험적인 웹 레이아웃을 자주 보여준다. 아무래도 보편적인 블로그 스타일에 질린 것 같다ㅎㅎ 다음엔 블로그 디자인이 어떻게 바뀔지 기대되는 곳.


최근 읽은 글 중에선 The full stack design system (링크)가 재밌었다. 디자인 시스템의 역사를 간략하게 훑고 다른 기업들은 어떻게 하는지, 원자 단위부터 풀스택 디자인 시스템까지 일관되게 유지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이를 인터콤에선 어떻게 실현하고 있는지를 소개한다.




7. Slack

slack.design/

슬랙은 디자인 블로그를 시작한지 얼마 안되서 글이 몇개 없다. 하지만 슬랙 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잘 보여주고 있어서 앞으로가 기대되는 블로그다.



최근 읽은 글 중에선 슬랙의 쓰레드 기능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다룬 글(링크)이 재밌었다. 대단한 디자인적 인사이트가 있는 글은 아니었지만, 슬랙 헤비 유저로써 쓰레드가 처음 등장했던 때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보자마자 누를 수 밖에 없는 제목이었다. 2014년에 이모지 리액션과 쓰레드 기능을 만들기 시작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을 소개했는데, 남들이 보기엔 작은 기능일지 몰라도 내부에선 얼마나 고생했을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8. Mailchimp

mailchimp.com/courier/


디자인 블로그는 아니지만 기업 블로그의 떠오르는 샛별이라 소개한다. 메일침프는 이메일 솔루션에서 더 나아가 소상공인을 위한 올인원 마케팅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고, 그 비전과 잘 어울리는 컨텐츠를 발행해온 Courier와 협업하여 웹 매거진을 제작했다.



코로나 위기에 대처하는 소상공인들의 이야기,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창업자들의 인터뷰, 마케팅 팁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정말 예쁘다! 컨텐츠도 좋지만 디자인 보는 재미가 크다. 브랜드 미션과 일치하는 매거진을 만들고, 브랜드 활동으로써 매거진을 이렇게 아름답게 운영한다는 것이 흥미롭다.






지금까지 8개의 기업들의 디자인 블로그를 소개했다. 사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디자인에만 집중하다보면 이 업의 본질과 미래, 역할 확장이 어디까지 가능할지 상상해보는 게 어려워지기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초국적 기업들의 생각 과정, 그리고 지난 작업의 배움들을 간접 체험하는 것이 큰 영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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