辰-乙癸戊
새싹의 물을 적시는 흙,
그 물은 겨울의 언 땅이 녹았을 테고,
새싹은 지난가을 떨어진 씨앗이었을 테지.
질퍽이는 흙은 천만년
그랬듯 꽃씨가 피어날 생명을 품는다.
태초에 심어진 씨앗이 그랬듯
혼탁한 모든 물을 걸러낸
정수(精水),
생동감으로 씨앗에 새 생명으로 심장을 뛰게 한다.
그런 까닭에 봄의 흙은
사랑을 품고 있다.
밖으로 드러내지 못한,
슬픈 사랑을.
말하고 싶어도 말하지 못하는
아름다운 사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