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고 성장하는 독서 기반 커뮤니티 만들기(6/6)
함께 읽고 성장하는 독서 기반 커뮤니티 만들기(5/6)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모임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모임을 상상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면 어떨까요? 자신의 모임을 만들기 위해 모두가 [일거]에서 떠나 독립하는 그날을 상상해봅니다.
[일거]는 제 취향을 기반으로 한 모임입니다. 본질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의 요구를 모두 수용해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모임을 만들어나가는 곳이 아닌 거죠. 제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방법으로 좋아하는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에 집중하고 싶어서 만들어진 모임입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저와는 맞지 않는 사람들, 자신의 취향에 맞지 않아 아쉬움이 느껴지는 사람들, 타인의 취향을 접하며 자신만의 취향이 개발되어 가는 사람들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그런 자신의 아쉬움을 달랠만한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 편안한 장소, 잘 맞는 사람들로 구성된 모임을 소망하는 마음이 생기길 바랍니다. 자신에게 맞는 모임을 찾기 위해 다른 모임을 경험해 보거나, 자신의 취향을 개발할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싶다는 동기부여를 얻었으면 합니다. 더 나아가 그런 자신만을 위한 모임을 상상하고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계기와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제 모임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일거]라는 모임을 '졸업'하고 자신만의 모임을 기획하고 만들어 '독립'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일거]의 운영진은 단순히 저를 도와서 독서모임을 열고 진행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자기만의 모임을 만들고 싶은 사람을 운영진으로 함께 하고 싶어요. 하지만 자기만의 모임을 만들고 싶은 사람인데, 다른 사람이 운영하는 모임의 운영진을 하고 싶을까요? 어차피 떠날 사람인데, 저는 왜 그런 사람을 운영진으로 함께 하고 싶은 걸까요?
우선, 전 편에서 언급한 대로 ‘자신의 취향을 구축해서 자신이 무엇을 할 때 즐거운지 아는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제가 운영하는 모임에서 활동하다 보니 뭔가 답답하고 아쉬워서 ‘아, 나는 이거하고 싶은데!’하는 생각이 마구 드는 사람 말이죠. 설령 자신에게 딱 맞는 모임을 만들기 위해 언제든 떠나갈지 몰라도 말이에요. 그런 사람이어야 주체적으로 제안할 수 있고, 그런 제안이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무언가를 할 때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이어야 함께하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즐거움이 전염될 수 있습니다. 즐겁지 않으면 지속하기도 힘들고 참여하는 사람들도 즐거움이 아니라 피곤함을 나눠가져 가게 됩니다. 그리고 저 역시도 흥미로워 보이는 제안에 참여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제가 참여하고 싶지 않은 제안을 다른 구성원들에게 한다는 건 어불성설같이 느껴집니다. 모임에서 이뤄지는 모든 제안들에서 모임 구성원들이 즐겁고 유익한 경험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자기만의 모임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어야 하는 다음 이유는 운영진으로 활동하는 사람에게도 유익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처음 독서모임의 모임장을 했던 경험을 떠올려봤습니다. 의욕이 가득했지만, 구상했던 모임을 실제로 만들고 운영해 보니 생각지 못한 여러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어떤 사람을 모으고 어떻게 사람을 모을지, 목표 설정을 어떻게 하고 목표의 난이도는 어느 정도가 적절한지, 운영 방법과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드는 것 등 상상했던 것보다 신경 쓰고 고려해야 할 부분은 훨씬 더 많았습니다. 이후 다른 독서모임과 다양한 모임 활동에 참여하면서 제게 알맞은 모임의 형태와 운영 방법을 가늠할 수 있게 되었고, 그런 모임 안에서 상상했던 모임을 시험해 보면서 경험을 쌓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직접 모임을 만들고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것도 좋지만, 여러 모임을 경험하고 그 안에서 자신이 상상한 '좋은 방법'을 시험해 본 것이 지금 모임을 고안하고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가 그랬듯이 자기만의 모임을 꿈꾸는 누군가도 [일거]의 운영진 활동을 하며, 상상했던 모임을 만들기 전에 누군가 만들어놓은 모임에서 시도하고 경험을 쌓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는 동료이자 친구를 찾고 싶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은 모임을 만들 수 있을지, 사람들은 무엇에 관심을 갖고 좋아하는지, 더 의미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방법은 없을지 등 '모임'이라는 활동을 함께 연구하고 공부하면서 재미있는 상상과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관계말이에요. 그래서 저는 자신의 모임을 만들기 위해 [일거]로부터 독립하는 것을 적극 지원하고 장려하고 싶습니다. '독립'이란, 단지 제가 만든 모임에서 나가 새 모임을 만들었을 뿐 저와의 관계가 끊어진 게 아니니까요. 오히려 서로 다른 모임을 운영하는 모임장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동료로서 각자가 가진 걱정과 고민을 나누고, 피와 살이 되는 피드백을 해주며, 재미있는 이벤트를 함께 기획해보기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모임을 준비하며, 모임에 필요한 번잡스럽고 귀찮은 것들에 대한 조언과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것도 좋아요. 혹시 그런 복잡한 과정이 부담스럽다면, [일거]라는 독서모임의 간판을 그대로 가져다 써도 괜찮아요. [일거] 2호점이라니, 뭔가 더 재미있는 걸 함께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꼭 같은 이름, 비슷한 활동을 하는 모임이 아니더라도, 여러 형태의 다양한 모임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연합체 같은 걸 상상해보기도 합니다. 각자 운영하며 생긴 고유한 콘텐츠를 연합에 속한 사람이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면 어떨까? 하고 말이죠. 당장 이뤄야 할 목표도 아니기 때문에 자유롭게 상상하며 '언젠가 여건이 된다면 시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습니다.
지금은 모임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독서라는 활동에 충분한 만족감을 느끼고 스스로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합니다. 늘 미루게 되는 독서의 계기와 결이 맞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모임을 만들고 싶어요. 지금까진 모임 구성과 운영에 자잘하게 신경 쓸게 많았고 이제 시작하는 모임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 컸습니다. 그래서 제가 모임을 만들었지만, 제 바람과는 다르게 모임 활동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조금씩 제가 좋아하는 활동을 제안하고 재밌게 여기는 아이디어를 나누면서 즐거움을 전하는 데 집중하고 싶어요. 지금 떠올리는 이런저런 모임의 가능성에 함께 살을 붙여나갈 동료이자 친구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원래 4편으로 계획했던 모임 기획과 제작과정 그리고 방향성을 담은 글이었는데, 최대한 덜어내고 정리해도 분량이 길어져서 6편까지 와버렸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못다 한 이야기가 많아요. 어째서 모임 회차마다 제목을 달게 되었는지, 왜 카페는 매번 다른 곳을 찾는지, 각자 할 일하는 모임에 대한 생각, 염두하고 있는 독서 외 특별활동, 이미 8월에 시작한 '쓸거리' 모임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생각하고 있는 가장 큰 이벤트에 대한 아이디어와 기획들... 아직 글로 풀어내지 못한 많은 이야기가 많은데, 제 글쓰기 실력이 미천하여 글로 옮기는 게 너무나 어렵고 오래 걸리더라고요. 준비 중인 여러 이야기와 모임을 운영하며 느낀 점을 느리지만 꾸준히 글로 풀어가려고 해요. 우선 [일거]라는 독서모임에 대해 참여하고 있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꼭 전달하고 싶었던 내용들을 6편에 걸쳐서 최대한 담아봤습니다. 이제 시작한 지 3개월 정도 되는 작은 모임에 대한 이야기를 누가, 얼마나 볼지는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흐른 뒤 모임이 멋지게 성장했든 상황이 여의치 않아 정리하게 되었든 미래의 제가 이렇게 써놓은 글을 돌아보며 '고생했다'라고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모임 활동 한눈에 보기 : @ilgo.book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