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그냥 장어덮밥이기는 해요
나는 히츠마부시를 좋아한다.
입에 넣는 것만으로도 입맛이 도는 음식이다.
어느 날, 그런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다.
“저 오늘 친구랑 히츠마부시 먹었어요!”
그는 잠시 눈을 힘껏 찌푸리더니, “그게 뭐예요?”라고 묻길래
“아~ 장어덮밥이요~” 하며 웃었다.
그리고 곧 덧붙였다. “왜 그런 어려운 말을 써요? 그냥 장어덮밥이라 하면 되지.”
처음엔 농담처럼 웃고 넘겼다.
하지만 며칠 뒤, 다시 비슷한 이야기를 꺼냈을 때
그가 같은 말투로 반복해서 말했을 땐, 마음 어딘가가 조용히 접혔다.
그건 단지 단어 하나를 가리킨 말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내겐, 그 단어에 담긴 표현의 결과와 미묘한 취향에 대한 작은 부정처럼 느껴졌다.
마치 내가 조금 과한 사람인 것처럼. 우리나라 말을 놔두고 왜 일본 말을 쓰느냐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날 이후로 나는 그의 앞에서 조금 더 평범한 말을 고르게 되었다.
취향이나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말할 때도 한 번쯤 머릿속에서 조심스럽게 되짚어보게 되었다.
말수가 줄어든 건 아니었지만, 자꾸만 어떤 단어를 선택할 때 “이건 또 너무 있어 보이는 말일까?” 스스로 검열하는 습관이 생겼다.
나는 원래 나를 자연스럽게 꺼내 보이고 싶었다.
하지만 그 순간 이후로, 오히려 더 조심스러워졌다.
별일 아닌 말 한마디였지만 그 한마디는 어느새 나의 언어를 움츠리게 했고,
내 취향이 존중받지 못했던 순간으로 마음에 남았다.
아주 사소한 말 한 조각이 누군가에겐 잊힐지도 모를 그 순간이, 내겐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