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바디 랭귀지는 만국 공통의 언어다
산책을 하다 소리가 나서 옆을 보니 청설모가 식사 중이다. 청설모 사진은 종종 찍었으나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 것은 처음이다. 낯선 방문객이 요상한 물건을 들고 찰칵 소리를 내니 경계를 했다. 버스 정류장에서 11-1번 차를 기다리는데, 다른 차가 올 때면 핸드폰을 보곤 한다. 버스 운전사에게 ‘저는 그 버스 안 탑니다’라고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일종의 바디 랭귀지인 것이다. 난 청설모에게 해치지 않을 거라고, 청설모에게 눈길을 뗀 채 괜히 카메라를 만지작 거렸다. 그제야 녀석도 안심을 했나 보다. 경계심을 거두고 하던 식사를 마저 계속한다. 역시 바디 랭귀지는 만국 공통의 언어다. 맹수에게는 사용하지 않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