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인 문제를 마주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타인과 비교하게 되기 쉽다. 비교는 내가 정말 싫어하는 행동이다. 그래서 그동안 경제적인 문제를 외면하고 미루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음을 깨달았기에, 마주하기로 결심했다. 정면으로, 정확하게.
수입과 고정지출을 나열해 보니 현실은 암울했다. 매달 나가는 대출금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그것이 가장 큰 부담이다. 지난날의 기대 속에 받았던 대출이 이제는 감당하기 어려운 족쇄처럼 느껴진다. 대출 외에도 이런저런 생활비가 적지 않다. 플러스가 될 만한 요소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어디서부터 줄여야 할지 감조차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줄일 수 있는 것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고정지출만으로도 수입의 대부분이 빠져나가고, 지금 상황에서는 저축은 꿈도 꿀 수 없다. 마치 대출을 다 갚을 날만을 기다리며 숨 막혀 있는 느낌이다.
겁에 질려 외면해 왔던 현실을 이렇게 마주하니 마음이 무거웠다. 하지만 문제는 그 무거운 기분이 점차 나의 생각과 시선을 지배해 갔다는 것이다. 결국, 타인과의 비교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마음이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SNS 속 여유로운 일상, 출퇴근길에 보이는 여행객들, 유튜브 속 부자들의 삶. 그들의 모습이 하나같이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 나도 모르게, 그들이 누리는 것을 나와 비교하게 되었다. 그간 경계했던 일인데, 나도 모르게 스며든 이런 생각과 시선을 끊어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강하게 다짐했다. 경제적인 문제를 마주할 때는 무엇보다 타인과의 비교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쉽지 않다. 그렇기에 그 어떤 것보다 엄격하고 철저한 기준이 필요했다.
하지만 여기서 또 하나의 난관이 닥쳤다. 나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어떻게 기준을 잡아야 할지 도무지 감을 잡지 못했다. 지출을 줄이겠다는 막연한 생각만으로는 금방 규칙이 무너질 것 같았다. “무조건 안 쓰기”나 “3번 고민하고 구매하기” 같은 가벼운 규칙은 금세 깨질 듯했다. 그래서 좀 더 명확한 방향을 잡기 위해, 내가 따를 수 있는 키워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출의 방향성을 잡고, 경제적인 규칙을 정하는 데 일관성을 줄 수 있는 그런 키워드가.
생각을 정리하고 다양한 경제 정보를 찾아보던 중, 마음을 끄는 하나의 키워드를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미니멀리즘’이었다. 미니멀리스트로서의 삶, 이 키워드는 나의 경제적인 기준과 규칙을 세우는 데 딱 맞는 바탕이 될 것 같았다.
미니멀리스트가 되겠다고 결심하면서, 이제 지출을 줄이는 것이 단순히 절약의 의미를 넘어 나만의 삶의 기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나의 진정한 필요에 집중하는 삶. 미니멀리즘은 단순히 소비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찾고, 내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여정이 될 것이다. 그렇게 비교를 넘어 나의 삶을 가꾸어 가는 것이 내가 원하고 바라는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