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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권 Jun 02. 2020

미술애호가 탐구보고서: 널위한문화예술 오대우 대표(1)

'널 위한 문화예술' 대표가 아닌 예술을 좋아하는 애호가 오대우의 이야기

'미술애호가 탐구보고서'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미술을 소비하고 있는 미술애호가분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미술을 좋아하게 되면서 생긴 개인적인 물음들에 대해 다양한 분들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누구의 의견이 맞다, 틀리다의 관점이 아닌 그동안 듣지 못했던 미술애호가분들의 다양한 생각과 목소리를 들어보고 공유하고자 합니다.




널 위한 문화예술이라는 유튜브 채널이 있다. 지금은 13만 명이 넘는 채널이지만 초창기에는 유튜브보다는 페이스북이 더 활발했다. 개인적으로 그 당시 '널 위한 문화예술'을 알고 있었고, 어쩌다 보니 회사 일로 인해서 지금의 오대우 대표와 미팅을 한 적이 있었다. 그 이후로도 계속 인연을 쌓아오던 중 이번 건으로 다짜고짜 인터뷰 요청을 드렸다. 대신 이번엔 미디어 스타트업의 대표로서가 아닌 미술 애호가 오대우로서 자유로운 대화 시간을 가졌다. 미술 관계자라기에는 기성 미술 씬과는 거리가 분명 있고, 비전공 출신의, 열린 사고를 가진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그 자유로웠던 대화 내용을 공개한다.



안녕하세요 오대우 대표님! 간단히 소개 한 번 부탁드릴게요.


오대우(이하 DW): 안녕하세요. 저는 문화예술 미디어 스타트업 '널 위한 문화예술' 대표를 맡고 있는 오대우입니다.



'널 위한 문화예술'이 어떤 회사인지 소개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DW: '널 위한 문화예술'은 기존의 문화예술을 조금 더 친절하고 쉽게 전달해서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미디어 스타트업이고요. 주로 20대 분들이 주로 소비하는 스토리텔링이나 포맷을 개발해서 맞춤형 문화예술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문화예술과 관련해서 지식기반이 될 수 있는 것들, 예를 들면 문화예술과 관련한 용어에 대한 설명이나 예술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걸 하고 있습니다. 주로 영상 콘텐츠로 많이 제작하고 있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형태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고요.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네이버, 다음 등등 검색하시면 바로 나오니까요. 구독과 좋아요를 부탁드리겠습니다.(웃음)



역시 회사 대표님이시네요.(웃음) 최근에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많이 늘어나셨는데 그전에 비해 달라진 점이 있나요?


DW: 우선, 악플이 늘었고요.(웃음) 물론 다른 채널에 비하면 적은 편이겠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전에는 저희의 이야기를 좋아해 주시고, 응원하시는 분들 위주였다면 지금은 좀 더 비판적으로 바라봐 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아직 예술 경험이 생소하신 분들도 많이 늘어났어요. 저희 역할은 그분들까지도 예술의 영역에 들어오게끔 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널 위한 문화예술'이 예전보다 여러가지면에서 확장이 많이 된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앞으로의 방향성도 궁금해요.


DW: 아무래도 문화예술 관련해서 여러 기관이나 기업에서 찾아주시는 분들도 많아졌어요. 그분들은 예술과 관련된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가지고 계시고, 그런 것들을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계신 거잖아요. 저희는 그러한 분들과 협업하면서 동시에 독자분들께 진짜 널 위한 문화예술이 될 수 있게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고요. 더 나아가서 하나의 서비스로서 자리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좀더 다양한 시도가 많아질 수도 있겠네요!


DW: 하반기를 기대해주세요.(웃음)






자 지금부터는 '널 위한 문화예술' 대표님보다는 예술을 좋아하는 애호가 오대우님에 대해서 얘기해보려 해요. 원래는 연극쪽에 계셨던 걸로 아는데 지금은 미술과 관계된 일을 하고 계세요. 미술이라는 콘텐츠를 주목하게 된 계기는 언제부터세요?


DW: 널 위한 문화예술을 처음 시작할 때는 미술을 다룰 거라고 전혀 생각을 못했었어요. 여러 콘텐츠를 고민하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미술 콘텐츠를 하게 되었고, 당시에 백남준 선생님의 '다다익선'이라는 콘텐츠를 만든 적이 있었는데, 그때 저도 처음으로 미술을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백남준 선생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 자료조사를 하고 관계자분들을 인터뷰를 하면서, 미술이 지식의 범위를 넘어서 영감의 범위로 넘어갈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생각의 지평을 넓혀줄 수 있는 것들 또는 아예 새로운 차원으로 넘어갈 수 있는 그런 티핑 포인트를 미술에서 발견했던 것 같아요. 그전에는 전시가 그렇게 재밌다고 느낀 적이 없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관심이 생긴 것 같아요. '아, 미술 재밌구나!'


*티핑포인트(Tipping Point): 어떤 현상이 처음에는 아주 미미하게 진행되다 어느 순간 균형을 깨고 예기치 못한 일들이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그 시점





저도 미술이라는 장르가 사람의 생각을 열리게 만들거나 바꾸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좋아하는 작가나 작품이 따로 있으신가요?


DW: 되게 많은데, 전시를 보고 가장 빠져들었던 작가는 자코메티예요. 제가 원래 동시대의 예술가보다 서양의 고전 작가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자코메티는 조금 달랐어요. 제가 실존주의 철학에 관심이 많고 당시에 한창 빠져들어 있었어요. '나란 존재란 무엇인가', '살아야 하는 이유 없이 태어난 인간이 왜 살아야 되는가' 이런 고민들 있잖아요. 그걸 자코메티 전시장에서 작품을 보면서 느꼈어요. 고독자로서 서 있는 그 모습이 조각으로 딱 형상화되어 있는 걸 맞닥뜨렸을 때, 제가 했던 그런 철학이나 고민들을 작품으로 구현할 수 있구나 하고 처음으로 느꼈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처음으로 미술적 체험을 하신 거네요.


DW: 그렇죠. 그전에 문학적 체험은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카뮈나 사르트르가 책을 쓴 걸 읽었을 때의 벅참 같은 것이라고 해야 될까요? 그런 글을 읽음으로써 오는 벅참도 있었지만 미술은 그거랑은 되게 다른 경험이었어요. 내가 추구하는 철학과 가치관이 있었는데, 이걸 눈앞에서 실물로 맞닥뜨린 거죠. 그 순간 그 조각상이 나로 보이면서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지만 약간 울 것 같은? 그런 감정의 고양을 느꼈었고, 이런 감정은 다른 장르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것이었어요.



그런 미술적 체험들이 참 크게 작용하는 것 같아요. 그러면 가장 좋았던 전시도 자코메티 전이셨나요?


DW: 네, 작품도 그렇고 전시도 자코메티전이었던 것 같아요. 총 두 번을 갔었는데 한 번은 그냥 보러 갔었고, 한 번은 김찬용 도슨트분이 계실 때 갔었어요. 경험이 달랐던 게 재밌었어요. 그냥 봤을 때랑 도슨트분의 설명을 같이 들었던 게 또 달랐거든요. 전시의 마지막 코스에 로타르 좌상이라는 작품이 있어요. 이 작품이 자코메티의 유작인데 완성을 못하고 죽어서 미완성인 작품이에요. 근데 마지막에 그 작품이 딱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데 되게 저를 벅차게 했어요. 보고 있으면 멍해지면서 나를 꿰뚫고 있는 느낌이라 해야 할까요? 당시에 김찬용 도슨트님이 스토리텔링을 엄청 벅차게 해 주셔서 빠져들었던 게 기억이 나요. 그때 '아 이야기가 중요하구나'하고 깨달았던 것 같아요.


자코메티 로타르 좌상



평소 선호하는 전시 스타일은 어떻게 되세요?


DW: 저는 그룹전보다는 개인전을 좀 좋아하는데, 한 사람의 메시지를 전달받을 수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작품이 시간적으로 나눠져 있고 그걸 보는 걸 좋아해요. 이 사람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알 수 있어서 좋거든요. 왜냐면 초기에 이 사람이 어떤 고민을 했고 말미에 어떤 고민을 했는지를 보면 사람의 첫 문장과 끝 문장을 보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랬을 때 그 사람이 살아온 맥락을 제 맘대로 상상하고 고민해볼 수 있잖아요. '이 사람은 왜 이런 고민을 했을까', '이 사람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하고 생각해보는 거죠. 저는 감각적인 부분이 약해서 작품만 봤을 때 느끼는 것보다는 작품과 관련한 지식을 기반으로 해서 감상했을 때 깊이가 좀 더 느껴지는 것 같아요.



혹시 전시를 관람하고 실망하거나 아쉬웠던 적도 있으신가요?


DW: 이 질문은 잘못 대답하면 안 될 것 같은데요.(웃음) 제가 전시를 엄청 많이 보러 다닌 케이스가 아니라서 그런지 몰라도 전시 자체에 대해서 실망해본 적은 별로 없어요. 수많은 작품 중에 제 취향과 거리가 먼 작품은 있을 수 있지만 전시 자체로 실망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다만 가끔씩 불친절하게 느껴지는 전시는 있었어요. 예를 들면 아무런 설명이 없거나 캡션이나 제목 또는 작품에서 알 수 있는 것들이 논리적으로 설득이 되지 않거나 제 머리로 이해하는 것을 넘어설 때 그런 것 같아요. 그때는 제 탓을 하기보다는 작품 탓을 하는 거죠.



전시에서 도슨트가 있고 없고가 영향을 많이 미친다고 생각하시나요? 있는 쪽과 없는 쪽을 비교했을 때 어느 쪽이 더 좋다고 생각하시는 편이세요?


DW: 영향 자체로만 놓고 보면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저는 영향은 되게 크다고 생각해요. 물론 관람하시는 분들에게 선입견을 만들어주는 게 아닌지 고민되는 부분도 있을 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그냥 볼 때와 도슨트의 설명을 듣고 작품을 볼 때 더 많은 맥락으로 바라볼 수 있고, 담론이 될만한 지점들만 짚어줄 수 있다면 감상의 깊이는 많이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특히나 초심자분들에게는 작품만을 놓고 감상하는 경험이 처음에 익숙지 않거든요. 그런 안목을 만들기 위해 경험이 필요하잖아요. 그리고 그 경험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친절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사람들이 전시를 보는 것을 어려워하는 이유가 경험의 숫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경험을 많이 할수록 내가 어떤 작품을 볼 때 감흥을 받고, 내가 어떤 작품을 좋아하는지 호불호가 생길 거잖아요. 그렇게 자신만의 작품관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전시 관람이 일종의 게임이라고 보면, 그분들은 초심자이신 거죠. 그러면 튜토리얼이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미술이라는 장르가 이 튜토리얼 과정이 매우 빈약하다고 봐요. 처음에 기본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어느 정도 친절한 설명이 필요한데 '그냥 한번 가봐'라고 한다면 관람하는 관객 입장에서 '전시 한 번 봐야지' 했을 때 느끼는 그 부채감이 너무 크다고 생각해요. 이분들은 딱 들어가자마자 게임으로 치면 보스몹을 만난 듯한 느낌을 받으시는 거죠.



그러면 미술을 감상할 때 미술 지식, 미술과 관련된 배경 지식의 유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편이실까요?


DW: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저는 미술 지식이 많은 편이 아니라서 그런지 제가 공부해서 갔을 때 보는 것과 아닐 때의 차이가 되게 크더라고요. 그 공부라는 게 엄청나게 서치를 하거나 자료를 미리 읽어서 알고 가야 하는 정도라기보다는 전시장의 서문을 보고 내가 이해가 된다고 하면 그것만으로도 차이가 있거든요. 그런 기반 지식이 있었을 때 내가 한 작품을 보고도 생각할 수 있는 맥락이 더 많아지거든요. 결과적으로 작품도 하나의 텍스트잖아요. 그렇다면 작품을 보고 여러 가지 콘텍스트를 만들어 내려면 기본적인 재료가 될 수 있는 텍스트, 즉 지식이 있어야 되는데 그 유무는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편으로는 이런 지식의 요구가 미술을 감상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얘기하기도 해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DW: 저는 교육을 너무 어렵게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지식의 유무는 어느 분야를 가든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아까 게임에 비유를 했지만 게임도 지식의 유무는 대단히 중요해요. 다만, 게임은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이 되게 쉽고 재밌게 되어있어요. 그래서 누구나 들어올 수 있고 바운더리가 넓어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근데 미술은 그런 친절함이 없는 거죠. 저는 그게 조금 방관하는 자세라고 느껴져요. 늘 미술은 어려운 상태로 있어야 하는 거죠. 어떤 사람한테는 그 과정을 파쇄해 줄 무언가가 필요한 거죠.



반대로 그 부분에 대해서 너무 친절하게 쉽게 정보를 제공하면 감상자의 견해를 닫히게 한다는 우려도 있어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DW: 얘기해주신 부분은 제가 '널 위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만들면서도 우려하는 부분이긴 해요. 당장 백남준 선생님의 콘텐츠를 다룬다거나 최근에 올렸던 살바도르 달리 콘텐츠 같은 경우도 정말 한 가지 맥락 위주로 다루게 돼요. 그 작가나 작품을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면 중에 하나를 꼽아서 다루는 거죠. 하지만 저는 그게 시발점이 될 수 있길 바라는 거예요. 이분들이 살바도르 달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분명 더 많은 자료들을 찾으실 거예요. 만약 거기서 멈춘다고 해도 살바도르 달리랑 한 번은 접촉을 한 거잖아요. 그러면 그다음은 더 많은 걸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예술은 향유라기보다는 경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첫 번째 경험이 되게 중요하고, 이 경험을 가져다줬을 때 이 사람이 그것만을 소비하고 끝내다는 의견은 그리 동의하지 않아요.





저는 생각하는 것보다 사람들은 훨씬 능동적이라고 생각해요. 지금처럼 유튜브 시대에는 자기가 관심이 없다면 구독도 누르지 않아요. 이것만 봐도 매우 능동적인 행위잖아요. 옛날 TV를 볼 때와 다르게 자기가 보고 싶은 콘텐츠를 찾아보고 선택해서 보는 사람들이에요. 실제로 보면 다들 자기만의 의견을 내고, 또 다른 해석을 만들어내요.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지식을 전달하면 그걸로 끝이 날 거라는 의견은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전시장에 가면 보게 되는 서문에 대해서도 여쭤보고 싶은데요. 전시 보러 가시면 먼저 서문을 읽고 전시를 보시는 편이신가요?


DW: 저는 서문을 보는 편인데요. 봤는데 이해를 못하는 편이에요.(웃음) 봤던 서문 중에 쉬웠던 전시 서문은 없었던 것 같아요. 약간 백지를 보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서문을 보고 안보고가 별반 다르지 않을 정도로 이해가 안됐던 적이 많았어요.



저도 공감되는 부분이에요. 전시를 보는 사람은 관객인데 그 서문이 얼마나 훌륭하다고 한들 관객이 이해를 할 수 없다고 하면 얼마나 좋은 글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때가 많아요.


DW: 저는 그런 걸 타파하는 것이 더 예술적인 행위가 아닐까 하고 생각해요. 제가 칼럼 보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좋아하는 칼럼니스트 중에 김영님 교수님이라고 계세요.  그분이 '추석이란 무엇인가'라는 글을 쓰신 분이신데, 글을 정말 쉽고 재밌게 쓰시는데 그안에 또 통찰이 담겨있거든요. 저는 그게 되게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미국에서 잭슨 폴록을 두고 비평가였던 그린버그와 로젠버그가 나눴던 원서도 보면 영어지만 제가 읽는데도 어렵지 않아요. 자신들이 생각하는 용어의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서 수많은 부연들을 해요. 그런 과정들을 생략하고 어려운 용어로만 얘기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전시를 보고 작가의 팬이 된 경우가 있으신가요? 전시를 보고 작가에 대해서 얼마나 많이 알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편이신가요?


DW: 네, 전시를 보고 작가에 빠져든 적은 많았어요. 그전에 잘 몰랐던 작가분들이고 따로 설명을 듣지 않더라도 작품 자체가 되게 매력적이어서 나중에 찾아보고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는 경우 되게 많았어요. 다만 전시에서 얼마나 많이 작가에 대해서 알 수 있는지라고 한다면 한정적인 것 같아요. 개인전을 본다고 하더라도 그 작가님이 그동안 해왔던 여러 가지 맥락 중에서 가장 최근 것을 보는 거잖아요. 저는 아까도 얘기하지만 그분의 과거가 궁금하거든요.



최근에는 또 일러스트레이터분들이 굉장히 주목받고 있잖아요. 기존 파인아트 작가분들이랑 비교했을 때 분명 차이도 있겠지만 점점 그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어요.


DW: 저도 잘 모르겠는 부분인데요. 아무래도 일러스트레이터분들은 사람들이 좋다고 말하는 게 있다면 그걸 계속 밀고 나간다는 느낌이라면, 파인아트 작가분들은 좀 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려고 하고 그 과정에서 계속 새로운 걸 발굴하시려고 하는 것 같아요.



팬덤에서도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타 장르에 비교해서 작가가 작품 뒤에 많이 숨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말도 있어요.


DW: 저는 예술이란 행위도 결과적으로 저는 어떤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과정과 같다고 생각해요. 나라는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과정인 거죠.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예술가가 알려지고 활동을 계속하려면 작품을 통해서든 그 이외에 방법을 통해서든 자신의 브랜드를 노출시켜 줘야 한다고 봐요. 팬덤이라는 게 결국은 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고 좋아하는 것 같거든요.


제가 미디어 씬에서 일하다 보니까 '매스 미디어라는 건 사라졌다', '대중은 파편화됐다'라는 말을 자주 들어요. 예를 들어 친구들에게 내가 어제 본 유튜버의 콘텐츠를 얘기해도 뭔지 몰라요. 친구들은 모르는 유튜버인 거죠. 그만큼 한 사람의 취향이 되게 세분화되고 다변화되는 시대예요. 단순히 얼마나 유명해질 것인가를 떠나서 '내 작품을 보고 그 작품이 사라졌을 때 울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 될 것인가'인 거죠. 소수더라도 나를 좋아해 주는 확실한 팬을 만드려고 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봐요.


물론 작가보다는 작품을 위주로 말하고자 하는 것도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알만한 유명 예술가 중에 작품만으로 소통하는 사람은 거의 보질 못했던 것 같아요. 나의 삶과 작품을 분리시키는 것이 어찌 보면 프로페셔널할 수도 있겠지만 작품으로 증명할 수 있는 것들도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전시를 볼 때 자신만의 감상 팁이 있으신가요?


DW: 저는 사전에 최대한 많이 찾아보는 편이에요. 제가 자코메티전만큼 좋아했던 전시가 뒤샹전이었는데요. 뒤샹이란 사람 자체는 알고 있었지만 뒤샹전을 보러 가기 전 공부했던 양이 엄청 방대했어요. 심지어 뒤샹이라는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 논문도 찾아볼 정도였는데, 그래서 전시를 갔을 때 너무 재밌게 봤어요. 작품 하나하나가 다 놀라워 보였어요. 그리고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대표작만 보는 게 아니라 초기작을 많이 보려고 해요. 되게 다른 경우가 많거든요. 자코메티도 조각으로 유명하지만 초기작은 다 회화였거든요. 내가 알던 사람이 완성되기 전의 단계가 어떤지 살펴보는 게 재밌어요. 그러고 나서 이 사람이 만약 죽지 않았다면 어떤 작품을 그렸을까 상상해보는 것도 재밌어요.



작품을 볼 때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감상하시는 것 같아요.


DW: 사실 작품관이라는 게 그 사람의 삶이 녹아져 있고 철학이 들어가 있는 거잖아요. 어떻게 그 개인이 완성되는가를 보는 게 재밌어요. 확실히 제가 스토리 소비를 많이 하는 편이긴 해요. 물론 이건 저만의 방법이에요. 저처럼 책이나 영화의 스토리텔링 방식을 좋아하셨던 분들은 작가에 대해 조금 찾아보고 전시를 보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2편으로 이어집니다)


미술애호가 탐구보고서: 널 위한 문화예술 오대우 대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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