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이들은 밖에 나가는 걸 좋아하는 걸까.

엄마는 집에 있고 싶어.

by pahadi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준이는 손가락으로 현관을 가리킨다.

밖에 나가자는 것인데 내가 꾸물거리면

어느새 내복 차림과 맨발로 앞장선다.

그리고 더 늦어지면 만능 무기인 울음을 쏟아낸다.


준이를 달래며, 옷을 입히며, 가방을 챙기며

나까지 준비하다 보면 나가기도 전에 진이 빠진다.


시원한 에어컨과 편안한 소파를 두고

땡볕에 유모차를 끌고 다니다 보면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심오한 생각이 안 들 수가 없다.


"준아, 크면 집에 있고 싶어도 나가야 할 때가 많단다.

지금이 무척 그리울 거야!"


하지만 준이는 늘 가는 길을 지나면서도

신이 나서 어깨를 들썩이며 이리저리 구경하기 바쁘다.

'그래. 네가 좋다는데. 이것쯤이야'

오늘도 나는 내 DNA에 새겨진 집순이의 운명에 맞서며

준이와 짧은 여행을 떠난다.


겨울아, 제발 천천히 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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