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JIFILM 후지필름 한남 플래그쉽 스토어 인테리어

브랜드 플래그쉽 매장 인테리어

by 백실장

PROJECT.

FUJIFILM HOP 한남

Fujifilm brand experience space

설계 IM100 COMMUNICATIONS

시공 & 디자인 아임백 커뮤니케이션즈 위치 한남동 이태원역 2번 출구 앞

사진이라는 매체는 늘 우리 곁에서 소중한 기억을 가장 가까이 기록해 왔습니다.

후지필름 역시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사진을 통해 사람들의 순간과 추억을 담아온 브랜드입니다.

최근 브랜드의 플래그십 매장 인테리어는 단순히 제품을 파는 곳을 넘어, 브랜드의 감성과 철학을 전달하는 '공간 브랜딩'의 핵심 거점이 되고 있습니다. '후지필름 HOP 한남' 또한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기획되었습니다. 사진이라는 아날로그적인 경험을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든 브랜드 공간 프로젝트입니다.

이곳은 후지필름의 대표적인 플래그십 스토어로, 서울에서도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들이 모여 있는 한남동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최근 한남동은 브랜드들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가장 적극적으로 보여주는 장소가 되었는데요. 후지필름 HOP 한남 역시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브랜드의 경험과 이미지를 공간으로 잘 풀어낸 중요한 장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 촬영과 인화, 그리고 인스탁스(instax) 체험처럼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콘텐츠는 이미 잘 갖춰져 있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이러한 경험들을 어떠한 '공간의 언어'로 시각화하고, 또 어떤 분위기로 구현해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특히 한남동이라는 지역은 서울 내에서도 무척 고급스러우면서도 차분한 문화적 색채를 지닌 곳입니다.

따라서 이번 공간이 단순히 후지필름의 브랜드 경험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한남동이라는 장소 특유의 감성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브랜드의 색깔을 새롭게 재해석한 공간이 되는 것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사실 후지필름의 글로벌 플래그십 매장인 'HOP'에는 이미 정해진 가이드라인이 있었습니다. 꽤 많은 분량의 가이드북을 검토해 보았으나, 공간에 대한 감도가 매우 높은 국내 시장의 특성상 글로벌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본사 측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며 가이드라인의 유지 범위와 새롭게 해석할 영역에 대한 방향성을 조율해 나갔습니다. 아임백 커뮤니케이션즈는 세 가지 컨셉의 무드보드를 제안드렸으며, 그중 최종적으로 한국적인 정서를 미니멀하게 풀어낸 디자인 안이 선택되었습니다.

다행히 이전에도 롯데 시그니엘 쇼룸 프로젝트를 통해 본사와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었습니다. 덕분에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디자인 방향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브랜드의 고유한 정체성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한남동이라는 지역색과 공간의 완성도를 모두 충족하는 균형 잡힌 결과물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Layout.

이번 후지필름 HOP 한남 프로젝트는 방문객이 공간의 흐름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동선 구조를 지향했습니다.

먼저 5시 방향에 위치한 입구로 들어서면, 카메라 전시 쇼룸이 자연스럽게 시야에 들어오며 브랜드와의 첫 만남이 시작됩니다. 공간의 중심부에는 비워진 형태의 **'중정 공간'**을 마련했는데요. 이곳은 인스탁스 제품과 필름 라인업을 경험하는 핵심적인 장소이자, 전체적인 공간의 흐름을 하나로 묶어주는 구심점 역할을 합니다.

9시 방향에는 카운터와 프린팅 존을 배치하여, 촬영 이후 인화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이 물 흐르듯 연결되도록 구성했습니다. 그 뒤편으로는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직원 사무 공간과 창고를 배치했습니다.

공간의 깊숙한 11시 방향에는 전시용 도서와 이벤트 보드를 두어 브랜드의 다양한 콘텐츠를 확장할 수 있는 여유를 두었습니다. 마지막으로 12시 방향에는 대형 스탠드를 제작해 두었는데요. 이곳은 중정을 향해 빔프로젝터를 활용한 세미나를 열거나, 방문객들이 편히 머물며 휴식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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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안과 달리 디자인이 일부 수정된 부분은 있지만, 전체적인 무드는 계획했던 것과 같이 완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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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시 나왔던 후지필름 HOP 한남 플래그십 스토어 초안 투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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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를 들어서면 마주하게 되는 쇼룸의 첫인상은 '정돈된 따뜻함'입니다. 기획 단계에서 제안했던 '감각의 프레임'이라는 컨셉을 시각적으로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글로벌 가이드라인상 필수 요소였던 진열장의 화이트 오크 각재 프레임은, 한옥의 창호에서 모티브를 얻어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각재 사이를 채운 한지는 빛을 은은하게 머금으며 공간 속에 부드러운 층위를 만들어냅니다.

특히 프레임 너머에 배치한 브론즈 미러(동경)는 거울에 비친 상과 한지 프레임을 중첩해 보여줍니다. 이는 마치 카메라의 뷰파인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듯한 독특한 시각적 깊이감을 선사합니다.

이러한 설계는 단순히 한국적인 소재를 나열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한남동이라는 장소가 가진 차분한 감도와 후지필름이 지향하는 아날로그적 가치를 하나로 연결하는 중요한 디자인 장치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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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인 쇼룸 내부에 자리한 '작은 중정'으로 설정하였습니다.

중정의 무게감을 지탱하는 기둥에는 실제 한옥에서 사용되었던 고재를 활용했습니다. 단순히 비슷한 자재를 수급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직접 제재소를 방문하여 공간의 스케일에 적합한 고재를 선별하고 결을 확인하며 하나하나 가공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수십 년의 세월을 견딘 고재 특유의 거칠고도 따뜻한 질감은, 짧은 찰나를 기록하는 인스탁스의 아날로그적 감성과 긴밀하게 연결됩니다.

천장에는 바리솔(Barrisol)을 설치하여 중정 위로 쏟아지는 은은한 하늘빛을 재현해 보았습니다. 직접적인 광원 대신 면 전체로 퍼져 나가는 부드러운 빛은 고재의 결을 타고 내려오며 공간 전체를 차분하게 감싸줍니다.

바닥재는 어두운 톤의 전돌을 선택하여 시공했습니다. 전돌이 가진 정갈한 질감과 무게감은 상부의 빛, 그리고 목재 기둥과 조화를 이루며 마치 한옥 마당에 서 있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이러한 디자인 요소들은 인스탁스라는 브랜드의 경쾌한 경험을 한남동의 차분한 분위기 속으로 더욱 깊이 있게 이끌어들이는 장치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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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탁스 존 옆으로는 사진 인화 서비스가 제공되는 프린트 존과 GFX 존이 이어집니다. 이곳은 사진 작업의 상징적인 장소인 ‘암실(Darkroom)’을 모티프로 하여 기획되었습니다. 공간을 채우는 붉은 조명은 암실 특유의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재현하며, 방문객들이 사진이라는 결과물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합니다. 천장에는 원목 서까래 구조를 노출하고 그 사이를 격자 형태로 정교하게 짜 넣어 구조적인 디테일을 강조했습니다. 프린트 존에서 카운터까지 길게 연결되는 상부 프레임에는 화이트 오크 원목과 전주에서 직접 공수한 백선지를 활용했습니다. 한지를 투과하여 번지는 은은한 빛은 암실 컨셉의 붉은 조명과 대비를 이루며 공간의 시각적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카운터 하부는 한국의 대표적인 석재인 포천석으로 마감했습니다. 상부의 가벼운 한지 질감과 하부의 단단한 포천석이 이루는 대비는 공간에 묵직한 안정감을 더해줍니다. 이처럼 단순히 제품을 진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화와 촬영이라는 사진의 일련의 과정을 공간의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고자 노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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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한편에 마련된 라운지는 평소에는 방문객을 위한 대기 공간으로, 행사가 있을 때는 관객석으로 활용되는 가변적인 장소입니다. 바닥에 사용된 화이트 파벽돌을 벽면 상단까지 연결하여 시각적 일체감을 주었으며, 맞은편 쇼룸과 마찬가지로 스탠드형 의자 사이사이에 브론즈 미러(동경)를 배치해 디자인적 통일성을 유지했습니다.

좌석 뒤편에는 전주 백선지를 배경으로 한 전시 프레임을 설치했습니다. 이 프레임은 후지필름의 다채로운 사진 작업물들을 상시 선보이는 갤러리 역할을 겸하게 됩니다. 천장에는 정갈한 질감의 광목천을 길게 늘어뜨려 공간 전체에 포근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더했습니다.

바닥 일부는 유리로 마감한 뒤 그 내부에 둥근 자갈을 채워 넣었습니다. 이는 자칫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평면에 입체적인 디테일을 더해주는 요소가 됩니다. 파벽돌과 광목, 한지, 그리고 유리 아래의 자갈까지 서로 다른 물성들이 겹쳐지며, 라운지만의 깊이 있고 차분한 감도를 완성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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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하는 사진책 전시 팝업 구간은 한옥의 구조미를 천장에 적극적으로 도입한 공간입니다. 천장 위로 실제 원목 서까래를 걸어 올려 공간에 입체적인 리듬감을 부여하는 동시에, 이를 조명을 지지하는 구조체로 활용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시각적인 장식에 머물지 않고, 서까래라는 전통적인 구조물이 현대적인 조명 시스템과 결합하여 기능적인 역할까지 수행하도록 의도한 부분입니다. 정갈하게 배열된 원목 서까래 사이로 떨어지는 빛은 아래에 진열된 사진책들의 질감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 줍니다.

소재 본연의 무게감과 구조적인 담백함이 조화를 이루어, 방문객들이 책장을 넘기며 사진 속 기록들을 차분히 음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노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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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프로젝트가 끝나면 하는 준공촬영을 중형프레임인 gfx 100을 사용해도 되느냐고 말씀드려 사진을 찍어보았다.

찍고 난뒤 용량이 너무커 놀랐는데 큰 모니터에서 보니 화질이 정말 너무 좋았는데, 자재들 물성이 정말 잘 표현되어 깜짝 놀랐다. 웹에 올라가며 화질이 떨어져 업로드가 것이 상당히 아쉽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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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백 커뮤니케이션즈는 늘 로고에서부터 공간의 세부 디테일까지 하나로 어우러지는 '공간 브랜딩'을 지향합니다. 하지만 이번 후지필름 플래그십 매장 프로젝트는 그 접근 방식이 조금 달랐습니다. 백 년이 넘는 역사 동안 전 세계적으로 단일화된 이미지를 구축해 온 후지필름의 특성상, 로고는 이미 그 자체로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의 자산이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한국 지사와 협업으로 진행된 프로젝트의 특성상, 글로벌 로고를 변형하는 것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으며 권한 밖의 영역이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작업에서는 로고의 리뉴얼 대신, 기존 로고가 가진 무게감과 브랜드 철학을 물리적 공간으로 치환하는 SI(Store Identity) 작업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로고에 직접적인 변화를 주지 않고도 공간의 톤과 소재의 물성, 그리고 지역적 특색만으로 후지필름이 지향하는 가치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가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이었습니다.



3년 전 진행했던 시그니엘 쇼룸 프로젝트에 이어, 아임백 커뮤니케이션즈를 다시 한번 신뢰해 주신 덕분에 이번 프로젝트 역시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기획 단계에서는 총 3개 업체가 참여한 블라인드 비딩이 있었다고 들었기에, 저희를 선택해 주신 점이 더욱 뜻깊게 다가왔습니다.

이태원역 인근이라는 현장 특성상 주말마다 발생하는 예상치 못한 상황들과 주차 문제 등으로 현장 운영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또한 한국적인 미감을 정교하게 구현하는 과정에서 일반적인 현장보다 기술적으로도 까다로운 부분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클라이언트의 긍정적인 피드백 덕분이었습니다. 특히 일본 본사 관계자들이 직접 답사를 마친 뒤, 공간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으며 향후 공간 구성에 참고하겠다는 뜻을 전해왔을 때 그간의 고민과 노력이 충분히 전달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공간을 통해 사진을 더 친숙하게 느끼고 좋은 기억을 남기고자 하는 후지필름의 진심이 '공간의 언어'로 잘 표현된 듯하여 마음이 놓입니다. 치열하게 고민했던 결과물을 이제는 많은 분이 일상 속에서 즐겁게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보람을 느낍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초기 기획 단계의 투시도와 실제 시공 현장이 얼마나 높은 싱크로율로 완성되었는지 그 과정을 자세히 공유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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