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4년 차
아무런 에너지도 남아있지 않았다. 큰 신체적 문제가 생긴 건 아니었다. 다만 약한 부분이 더 약해지고 몇 가지 잦은 질병이 있었을 뿐. 그런데 도저히 침대를 벗어나기가 어려웠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하기 싫음의 산은 생각보다 거대해 넘기가 어려웠다. 툭툭 털고 넘어갈 수 없는 내가 미워지는 시기가 길어졌다.
급기야 나는 해야 하는 일이 나와 같은 극의 자석이라도 된 듯 밀어내고 밀리는 싸움을 하는 것 같았다. 가까이 다가가려고 하면 시공간이 움직여 멀어지는 느낌이 드는가 하면, *라쏘 툴(Lasso tool)로 잘라낸 것도 아닌데 실존하는 노트북을 시야에서 지워버리기도 했다. 꾸역꾸역 척력을 거슬러 몸을 끌어 앉혀도 마음은 미끄러져 더 멀리 달아나기 바빴다.
결과가 좋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적어도 내쳐버리고 싶은 적은 없었는데 이젠 스스로 선택한 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어떠한 애정도 남지 않은 느낌이었다.
끝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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