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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람지 Oct 09. 2017

쿠스코 근교투어(1)

친체로, 살리네라스, 모라이를 가다

쿠스코가 잉카 제국의 수도인만큼, 쿠스코 주변에도 수많은 잉카 유적이 남아 있다.

한국인들 사이에서 유명한 파비앙 투어 사무실을 찾아가서 전날 근교 투어를 예약하고 왔다.

역시 투어를 하기 위해서는 어김없이 새벽에 일어나야 한다. 얼굴에 못생김을 잔뜩 묻히고 쿠스코 아르마스 광장의 집합 장소에 나오니 반갑게도 한국인 언니가 한 명 있다. 콜롬비아 메데진에서 코이카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언니.

첫 번째 장소는 친체로(Chinchero).

사진에 보이는 흰 건물은 성당이다. 들어가서 관람했지만 내부는 사진을 촬영할 수 없었다. 

여전히 발굴 혹은 복원중인 걸까?

친체로의 공기는 약간 서늘하면서도 볕이 좋아서 따뜻한 느낌이 든다. 


그 다음 행선지는 살리네라스. 사실 살리네라스(salineras)라는 말 자체가 소금 평원이라는 뜻이다. 더 긴 이름은 salineras de maras다.

투어 차량을 타고 가면서 저 멀리서 살리네라스가 보일 때 다들 우와-하고 탄성을 질렀다.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염전이 산자락을 차지하고 있다. 

염전 전체가 햇빛을 받아서 엄청나게 눈부신 흰 빛으로 빛나고 있다.

눈이 멀어버릴 것처럼 강렬하게 빛이 반사되고 시야가 정말 새하얗게 가득 차버리므로 선글라스는 필수.

그러나 나는 바보같게도 선글라스를 챙겨오지 않았다.

살리네라스의 바닥. 염전이 아닌 맨바닥도 전부 이렇게 소금으로 뒤덮여 있다.

정말 놀랍다. 잉카인들이 염전으로 써 오던 곳에서 지금도 무수히 많은 소금이 생산되고, 지금도 염전으로서 제 역할을 다 하고 있다니. 

건조해서 마치 가뭄의 논바닥처럼 쩍쩍 결대로 갈라진 나의 손바닥. 나 원래 손 엄청 예쁜데!

바닥에서 집어올린 소금 한 꼬집. 

정말 눈부셔서 도저히 눈을 뜨고 있기가 힘든데, 겨우겨우 있는 힘을 다 해 눈을 뜨고 사진을 찍었다.

너무 오래 눈을 뜨고 있으면 눈물이 나올 정도. 

염전 한 칸 한 칸이 거대한 거울 같다.

같은 일행인 한국인 언니가 사진을 찍어준 사진인데, 도저히 눈을 뜰 수가 없어서 눈을 가리고 말았다.

눈을 가리는 건데 마치 댑(dab) 댄스 같은 포즈가 돼버렸다. 

이건 마치 소금이 흘러내리는 폭포처럼 보인다. 

햇빛을 등지고 겨우 남긴 셀카. 

다시 투어 차량 안에서 놀라운 살리네라스의 규모를 사진으로 남기며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그 다음은 모라이.

이름에서도 왠지 모를 동그라미가 느껴지는데

모라이는 그야말로 동그라미로 가득 찬 유적지다.

너무나 재미나게 생긴 잉카 유적.

원으로 된 계단식 논처럼 생겼는데,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경작을 위한 구조인지(높이마다 미세한 온도차이가 있어 경작물이 달라졌다나), 제의적 목적인지 불분명하다고 한다. 

사진 속 점처럼 보이는 것들이 사람이다.

모라이의 원형 계단들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가이드가 둘러보는 데 20분의 시간을 줬는데, 그 뜻인즉 모라이 전체를 걸어서 쭉 둘러볼 정도의 충분한 시간은 주지 못한다는 뜻. 그러나 나는 이 곳이 얼마나 큰지를 몰랐기 때문에, 룰루랄라 걸어내려가서 모라이 전체를 한 바퀴 빙 돌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거다. 

그래서 결국 투어 차량의 일행 중 가장 꼴찌로 차에 복귀했다.


근교 투어는 다음 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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