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형범 Aug 10. 2024

KKK단의 몰락

영화 속 영웅에서 현실의 악당으로

많은 분들이 KKK단을 처음 접한 것은 아마도 영화 '국가의 탄생'을 통해서일 겁니다. 이 영화에서 KKK단은 정의로운 영웅들로 묘사되었죠. 하지만 실제 역사에서 KKK단의 모습은 영화와는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영화 국가의 탄생에서 흑인 폭도를 무찌르는 정의의 사도로 묘사된 KKK

KKK단은 1865년 미국 남북전쟁 직후 테네시주에서 결성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남부의 전통을 지키고 북부의 간섭에 저항한다는 명목으로 시작했지만, 실제로는 흑인과 소수자들에 대한 폭력과 차별을 자행했습니다.


1920년대에 이르러 KKK단은 전성기를 맞이합니다. 놀랍게도 1924년에는 회원 수가 450만 명에 달했다고 해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비결은 다름 아닌 '다단계 방식'의 회원 모집이었습니다. 기존 회원이 새 회원을 데려오면 추천 수당을 주는 방식으로, 마치 현대의 다단계 판매 조직과 비슷했죠.

다단계 방식으로 회원을 모집했던 KKK단

이 시점에서 스테트슨 케네디라는 용감한 언론인이 등장합니다. 그는 KKK단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조직에 잠입했습니다. 케네디가 알아낸 KKK단의 내부 구조는 놀라웠습니다.


KKK단의 조직 구조는 마치 판타지 소설에나 나올 법했습니다. '대마법사'라 불리는 최고 지도자를 정점으로, '그랜드 드래곤', '타이탄', '사이클롭스' 등의 화려한 직급이 있었죠. 일반 회원들은 '클라발리에', '클로칸', '클렉스터' 등의 등급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KKK단 계급도

케네디는 이런 허세 가득한 직급 체계 뒤에 숨겨진 KKK단의 실체를 목격했습니다. 그들의 의식은 십자가를 태우며 빙빙 도는 유치한 수준이었고, 비밀스러워 보이는 암호와 의식들도 실상은 우스꽝스러웠죠.


이를 본 케네디는 KKK단의 실체를 대중에게 알리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천재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립니다. 바로 KKK단을 어린아이들의 장난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었죠.


그의 아이디어는 1946년 인기 라디오 드라마 '슈퍼맨의 모험'을 통해 실현됩니다. 케네디는 드라마 제작진에게 KKK단의 내부 정보를 제공했고, 이를 바탕으로 슈퍼맨이 KKK단과 맞서 싸우는 에피소드가 제작되었습니다.

슈퍼맨이 KKK단을 무찌르다

이 드라마의 영향력은 엄청났습니다. KKK단의 비밀이 모두 폭로되면서, 한때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KKK단이 우스꽝스러운 존재로 전락해버렸어요. 아이들은 KKK단을 놀이의 소재로 삼았고, 어른들은 KKK단을 조롱거리로 여기기 시작했습니다.


결과적으로 KKK단의 회원 수는 급감했고, 그들의 영향력은 빠르게 사그라들었습니다. 한 명의 용기 있는 언론인과 대중문화의 힘이 만들어낸 놀라운 변화였죠.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아무리 강력해 보이는 악이라도, 그 실체가 드러나면 힘을 잃는다는 것. 그리고 대중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죠.

작가의 이전글 2024 파리 올림픽: 7인의 특별한 이야기_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