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을 키워가는 것이 아름다운 일이다
그림 읽는 법, 화삼독(畵三讀) 수업 중에, 수강생 한 분이 아름다운 피드백을 주셨습니다. 강의 내용 중에 ‘아름다움’에 대한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내용이 있었거든요. ‘아름다움’ 하면 미디어에 나오는 예쁜 사람, 멋진 풍경이 떠오르잖아요. 아름다움은 어쩌면 우리를 통렬하게 깨우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씀드렸어요. 터키 해변에서 죽은 세 살배기 에이란 쿠르디 사진 한 장이 인간의 무참함을 깨우쳤잖아요. 쿠르디는 연안에서 표류하던 시리아 난민이었어요.
인간 인식의 불완전성을 완벽하게 그려낸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와 인간의 폭력성을 다룬 반이성적 그림 장 뒤뷔페의 <모나리자>. 같은 사람을 다르게 그린 그림들은 제각기 아름다워요. 아름다움(美)은 양(羊)이 많아(大) 가족이 굶주리지 않고 따뜻하게 겨울을 나는 것이라고 설명드렸어요. 호주 원주민 에밀리 카메 크누그와례에는 야생 감자 줄기가 땅에 얽히고설킨 땅속 풍경을 그렸죠. 그리는 내내 야생감자가 많이 열려 식구들 배불리 먹이길 기원했을 겁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모나리자
장 뒤뷔페, 모나리자, 1948
에밀리 카메 크누그와례에, 큰 감자의 꿈
수강생 한 분 말씀이 당신 이름 끝 자가 아름다울 민(珉)인데 그동안 아름답지(?) 않은 외모 때문에 이름을 말할 때 부끄러웠답니다. 오늘 아름다움에 대한 여러 의미를 깨닫고 이제 이름을 말해도 부끄럽지 않다고 하시면서 당신 이름을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말씀하셨습니다. 그 장면이 참... 그 수강생 분을 보면서 한 가지에 매몰되지 않고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키워가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깨달았습니다.
아름다움을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하고 싶다면 『나는 사랑을 걱정하지 않는다』를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