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착 대신, 경험을 택하다

이제야 조금은 나다운 길 위에서

by 파파라파랑

지난 글들에서 제가 지금까지 어떤 행보를 걸어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었습니다.

회사를 떠나게 된 이유와, 그 이후 새로운 일을 시작하며 겪어온 파란만장한 순간들, 그리고 서른한 살에 바리스타로 첫 출근을 하게 된 지금의 행보까지 말입니다.


한 가지 분야를 디깅해야 그 분야에서 자리를 잡고 다른 분야로까지 확장할 수 있다고들 하는데,

저는 왜 이렇게 여러 가지 일들을 스쳐 지나서 왔을까요?

지금 와서 돌아보면, '선택'을 했다기보단, '경험'을 하기 위한 쪽이었습니다.


저는 남들처럼 전략적이지도 않고, 현명하지도 않습니다.

몸으로 부딪혀봐야 깨닫는 편이죠.

그래서 해외구매대행도, '실패도 일찍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했었고요.

식당 일도, '일단 다녀보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었습니다.

어느 분야 하나 정착해야겠단 계획 없이 '일단 해보자'로 밀고 나갔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여러 일을 스쳐 지나온 제 삶을 돌아보면

후회되는 행보가 없습니다.


해외구매대행사업이 하면 할수록 점점 수익이 난다는 것을 숫자로 확인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꾸준히 이걸로 먹고살 의지가 없어 폐업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저는 일을 할 때 '적성'이라는 요소가 굉장히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몸소 깨닫게 되었죠.


고깃집에서 일을 하며 월급은 많이 받았으나,

'나'라는 가치가 저평가되는 것을 심하게 못 견뎌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요.


카페에서 일하며, 시간과 돈을 적게 받더래도

집에 돌아가면 '나'의 가치를 실현시킬 수 있는 본업이 따로 있는 삶이

가난할지라도 가장 나다운 일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누군가는 저에게 그렇게 불안정한 수입으로 어떻게 미래를 준비하냐고 물을 겁니다.

제가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가난한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이제야 균형을 찾았다고 말합니다.

물론, 제가 전략적으로 프리랜서 디자인 업무를 밀고 나가기만 한다면 말입니다.

파트타임과, 본업프리랜서.

시간이 명확히 나뉘어 있으니, 제 자신을 좀 더 돌아보고 아껴줄 여유가 생겼습니다.

미루던 운동도 하고, 하고 싶던 영어공부도 하고, 제 삶을 기록해 나가는 시간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의 이런 생각을 짧은 영상으로 만들어 SNS에서 올린 적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큰 관심을 받았고, 그때 처음 ‘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필요할 수도 있겠다’는 마음이 생겼죠.

그래서 어떤 형태로든 기록을 남기기로 했어요.

제 이야기가 필요한 누군가에게 닿을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어쩌면 이 글이 앞으로의 길의 첫 장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파도는 곧 올 거야,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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