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by 고라니


봄은 기어이 오고 맙니다.

기꺼이 봄을 맞으러 나가고야 맙니다.

내 의지가 아닌

봄의 색과 냄새가 따사로운 휘파람을 불며 꼬여내지요.


가끔, 꿀벌이 된 듯합니다.

아주 분주하게 꽃 속을 파고듭니다.

꽃가루로 돌돌 말린 노란 다리

핫도그처럼 부풉니다.

봄엔 성을 봄으로 바꿔 불러볼까요.

봄숙미, 봄이준, 봄순애, 봄한덕…

-

ㅇㅇ야 꽃 냄새 맡아봐. 얼른얼른

싫어!


엄마는 아이를 꽃나무 아래로 부르지만

아이는 단호하게 거절하고 놀이터에서 놉니다.

매화 향은 노는 아이에게까지 날아갑니다.


#조례호수공원

작가의 이전글온 그녀들_빠힌느